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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큐티, 신앙의 초보인가 기본인가? Q.T 저널 6 티는 성경을 읽는 방식의 하나다. 그리고 우리가 성경을 읽는 것은 거기서 하나님의 음 성을 듣기 위해서다. 물론 이 음성은 그저 눈을 지그시 감고 듣기만 하면 되는 음악 같은 것이 아니다. 이 음성에는 내가 듣고“이해해야”할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그 메시지를 “하나님의 뜻”이라 부른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큐티를 하거나, 혹은 하려고 노력한다. 나를 향한, 혹은 내 오늘의 삶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어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런 좋은 의도 속에 위험 또한 존재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또한 사람의 글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태복음이나 베드로전서처럼 저자의 이름이 달려있다. 굳이 역사적으로 따지자면 사람이 글이 먼저다. 본래 하나님의 말씀이었던 것이 바울의 글이 된 것이 아니라, 바울이 쓴 편지가 후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수용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된다고 해서 인간의 글이기를 멈춘 것은 아니다. 성경을 읽을 때 우 리는 이 점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타인을 위한 타인의 글 사람의 글인 성경에는 불가불 다양한 인간적 정황이 얽힌다. 바울의 편지들에서 보듯, 모두 나름의 구체적인 사연들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다. 가령 갈라디아서는 성도들이 믿음과 성령의 진리를 떠나려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편지다. 그러니 그 내용은 시종일관 이 문제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사람의 글로서의 성경은 일차적으로 고대의 어떤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다.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격언집처럼, 오늘 내가 읽고서도 바로 “아멘”할 수 있는 성격의 글이 아닌 것 이다. 오늘 내게 주시는 말씀을 기대하며 성경을 펼 때, 우리는 지금 내가 읽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위한 옛날 누군가의 글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나를 위한 “직통 계시”로 본문을 읽게 되면, 본래 저자와 본래 독자 간에 오고갔던 정황과 사연을 무시하는 셈이 되고, 이는 곧 본문의 본 의미를 왜곡하는 결과가 된다. 내가 로마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는다 해서, 바울이 옛날 로마인들에게 했던 말이 하나님이 지금 내게 하는 말로 무엇을 얻기 위해 큐티를 할까? 오늘 내게 주시는 말씀을 기대하며 성경을 펼 때, 우리는 지금 내가 읽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위한 옛날 누군가의 글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권연경 교수_안양대학교 신학과 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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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얻기위해 큐티를 할까?-권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