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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칼럼 ➊ • ‘남조선’을 버리고 ‘대한민국’을 택한 김정은정권 : 비교 · 선망 · 합류를 두려워하고 있다 9 북한에 ‘한류’ 유입, 엄벌로 차단하려 해도 소용없어 그런데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 다. 그것은 북한사회에,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대한민국에 관한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국내 매체들에 때때로 보도되었듯,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케이 팝과 케이 컬처, 곧 ‘한류’가 유입되면서 젊은이들이 거기에 빠져들고, ‘오빠’ 와 ‘자기야’ 같은 한국 식 용어들을 즐겨 쓰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정권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자신의 체 제를 위협하는 악성 바이러스로 인식하고, 이 것의 전파를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왔 다. 심지어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평양문화 어보호법」같은 법을 제정해 한국식 용어 사용 을 엄격히 처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흘러간다는 말처럼, ‘한류’로 대 표되는 대한민국의 문화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갖가지 엄벌을 내려도 막아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정권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한 2024년 1월 19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정권은 10대 소년들이 대한민 국의 드라마를 몰래 보았다고 군중 앞에서 수 갑을 채운 채 12년의 노동교화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12년의 노동교화형은 그 긴 세월 동 안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을 해야 하 는, 그렇게 하다가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매우 비인도적 형벌이다. 동독, ‘비교 · 선망 · 합류’로 서독으로의 ‘합류’ 통일 이뤄 그러면 김정은정권은 왜 이러는가? 이 물음 1월 18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2022년 북한에서 10대 학생 두 명에게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혐의로 12년 노동교화형 선고하는 현장 을 담은 영상이라며 공개했다. BBC 홈페이지 캡처(중앙일보 제공). 오른쪽 이미지는 동아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