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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스크랩 • 구국 의병항쟁 열전 - 거룩한 구국항쟁의 현장을 가다 ② 83 명(高敬命) 선생에서 비롯되었다면서 그 후손 녹천(鹿川) 고광순(高光洵) 의병 장에 이르기까지 4백년을 이어온 충의 의 가문을 먼저 찾아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길을 나섰다. 우리 속담에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하 더니 내가 길을 나선 이튿날은 2007년 10월 21일로 전남 구례군민들이 지리 산 연곡사 경내에서 녹천 고광순 의병 장 추모법회와 ‘의병장고공광순순절비 (義兵將高公光洵殉節碑) 정화 고유제’를 드리는 날이라 했다. 나는 그곳으로 출발에 앞서 길 안내자인 녹천기념 사업회 고재춘 회장에게 호남 의병의 뿌리인 포충사 (褒忠祠) 충렬공 고경명 의병장 사당에 들러 고유 인 사부터 드리고 싶다고 청했다. 하지만 그는 포충사 는 연곡사와 반대편으로 거기를 들르면 연곡사 추모 법회에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 없다고 오후에 들르 자고 말하기에 그 의견을 좇았다.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로 가는 길은 왼편은 지리산 이요, 오른편은 섬진강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19 번 국도를 달리면서 호기심 많은 나그네가 강과 멧 부리를 두리번거리는 동안, 어느새 승용차는 피아골 들머리로 접어들었다. 연곡사(燕谷寺)는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되었으나 임 진왜란 때 불에 타고, 구한말 때는 의병 근거지라는 이유로 일본군에게 다시 불태워진, 일본과는 매우 악연이 깊은 절이라 했다. ‘지리산연곡사(智異山燕谷 寺)’라고 쓴 일주문을 지나자 대법당인 대적광전이 나오고, 왼쪽 계곡 동백나무 아래에 ‘의병장고공광 순순절비(義兵將高公光洵殉節碑)’가 고즈넉이 서 있 었다. 녹천 고광순 의병장이 순절한 날은 대한제국의 석 양빛이 저무는 1907년 정미 음력 9월 11일(양력 10 구례 연곡사 일주문 연곡사 경내에 있는 고광순 의병장 순절비(이상 필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