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page

10 2024년 2월 Column  명사 칼럼 ① 작은 소리 큰 울림 에 대답하기 위해, 필자가 30여 년 전부터 때때로 썼 던 ‘비교 · 선망 · 합류’론을 다시 생각하기로 한다. 지 난 날 독일이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살던 때, 동독 인들은 자기네 처지를 서독인들의 처지에 ‘비교’하 기 시작했고, 그 ‘비교’는 서독에 대한 ‘선망’으로 이 어졌으며, 그 ‘선망’이 동독인 대다수에게 확산되면 서 마침내 서독으로의 ‘합류’로 이어졌다. 이렇게 볼 때, 독일의 통일은 서독의 동독 흡수 통일이라기보 다 동독인의 서독으로의 ‘합류’통일이었다. 김정은정권은 이 ‘비교 · 선망 · 합류’에 겁을 먹고 있 다. ‘한류’를 통해 이미 ‘비교’는 시작되었고, 그것이 ‘선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김정은정권은 뒤늦게나마 ‘선망’은 나중으로 하고 그 전 단계인 ‘비 교’ 그 자체를 봉쇄하려고 결심한 것이다. 그 결심이 지난 해 말에 김정은이 그동안 대한민 국에 대한 비칭(卑稱)으로 썼던 ‘남조선’이라는 용어 를 버리게 하고, 대한민국이라는 용어를 괄호 안에 써넣은 채 택하면서 ‘《대한민국》것들’과 상종하지 않 겠다고 떠들어대게 한 것이다. 이것은 북한정권이 한[조선]반도의 남쪽에는 《대한민국》이 있고 북쪽에 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존재함을 인정했음 을 뜻하며, 자연히 그렇게 반대하던 ‘2개의 조선’론 을 받아들였음을 뜻한다.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첫 해답은 분단 현실의 인정이다. 김정은정권에게, 한반도에 안타깝 지만 2개의 국가와 2개의 체제가 존재함을 인정하 고, 그 위에서 상호 불가침으로부터 시작해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히는 가운데 통합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통 일을 위해서는 그리고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정권은 핵개발을 포기해야 한다. 핵무기는 김 정은정권을 지탱시켜주지 못한다. 미국과 더불어 세 북한이 1월 14일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이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현지에서 ‘발사훈련’을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사진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