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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2024년 1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순국시론 정정화의 상해 이주와 독립운동 1920년 1월 초순, 수당(修堂) 정정화(鄭靖和, 초명 鄭妙喜)는 뺨에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서울역에 서 평북 의주로 가는 야간열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중국 상해(上海)였다. 불안한 생각이 그녀의 가슴을 조여 왔다. 수당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하루 빨리 상해로 가 서 누더기 옷을 입고 아들만 앞세우고 망명한 고령인 시아버님을 모셔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몹 시 복잡하였다. 그녀는 자기가 탄 기차가 기적(汽笛)을 울리며 출발하자 상해에서 만나야 할 얼굴들을 머릿 속으로 그려보면서 참으로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 었다. 기차는 차가운 바람을 일으키며 북쪽으로 달렸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그녀를 엄습해왔다. 집 안에서 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던 아녀자가 홀몸으로 ‘상 상해로 망명, 국내 왕래하며 자금 모집 시아버지 김가진, 남편 김의한, 임시정부 도와 순국시론 수당 정정화, 임시정부의 안방살림을 맡다 글  권용우(단국대학교 명예교수) 수당 정정화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안살림을 맡아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그녀는 임시정부의 행 사가 있을 때면 참으로 바쁜 여자였다. 이러한 그녀의 삶은 임시정부가 중경(重慶)으로 옮긴 후에도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