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page

명사 칼럼 • 올바른 선택이 나라의 앞날을 결정한다 11 그 결과 대한제국의 지 도자들 가운데는 차라리 일제의 승리가 대한제국 의 장래를 위해 나을 것이 라는 믿음이 컸다. 그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었을 때는 1905년 전쟁 이 일제의 승리로 귀결된 이후였다. 우리가 모두 가슴 아프 게 기억하듯, 일제는 승 전 이후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의 사실상의 승인 아래 대 한제국을 자신의 ‘보호하는 나라,’ 곧 보호국 으로 만들고 대한제국의 외교권과 재정권을 박탈하면서 수도 한양에 한국통감부를 설치 한 뒤, 대한제국을 노골적으로 식민지배했 던 것, 이것이 바로 ‘을사보호조약,’ 또는 을 사늑약(乙巳勒約)이었다. 『황성신문』의 사장 장지연(張志淵)의 저 유명한 「오늘 소리 내어 크게 울다(是日也放聲大哭)」가 발표된 것이 을사늑약 직후라는 사실은 을사늑약을 보고 서야 일제의 본질과 속셈을 깨달았음을 말해 주었다. 을사늑약 이후 대한제국에 대한 일제의 침 략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2년 뒤인 정미 년(丁未年)에는 차관정치를 시작하며 대한제 국의 국정에 더욱더 깊이 개입했고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했으며, 그때로부터 3년 뒤인 경술 년(庚戌年)에는 아예 대한제국을 일제에 ‘병합’ 시켜 대한제국이라는 국가가 사라지게 했다. 우리가 그것을 ‘경술국치(庚戌國恥)’라고 부르 는 까닭이다. 『황성신문』 1905년 11월 20일자(2면)에 실린 ‘시일야방성대곡’ (출처 : 『독립기념관 전시픔 도록』, 1995, 47쪽) 프랑스 일간지 『르 쁘티 주르날(Le Petit Journal)』(1907.8.4) 에 실린 대한제국군과 일본군의 전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