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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2024년 1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2024년이다. 필자는 지난 해에 『순국』지 독자들과 함께 석주 이상룡의 망명일기 『서사록(西徙錄)』을 읽었다. 올해에는 김대락(金大洛 ,  1845~1915)의 『백하일기(白下日記)』를 읽기로 했다. 김대락은 누구인가? 그는 1910년 조국 대한제국이 망한 다음 해 인  1911년에 67세 노구의 몸으로 일가(一家)를 이끌고 서간도 삼원포(三源浦)로 망명했다. 석주의 손위 처남이기도 한 백하  김 대락은 1914년 12월 작고할 때까지 약 4년 동안 만주 한인 망명사회의 최고 어른이었다.  백두산 아래로 망명했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백하(白下)라 불렀던 김대락은 1911년 1월 6일 서울을 떠날 때부터 일기를  쓰 기 시작하여 1913년 12월 31일까지 만 3년 간의 기록을 남겼다. 이제 2011년 안동독립운동기념관에서 발간한 『국역 백 하 일기』를 중심으로 1개월씩 나누어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약간 수정하여 연재를 하기로 한다. 113년 전 이달, 즉 1911년 1월에 있었던, 우리 민족의 서럽지만 장엄한 이야기를 함께 읽어 보기로 하자. 백하일기 | 김대락의 백하일기 ① 장엄하고도 안타까운 고난의 이주 기록 만삭의 손부 출산 고통에 노심초사 안동 김대락 일가, 1911년 1월 엄동설한에 만주 이주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6일 맑음. 아홉 시에 의주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나와 안 식구처럼 약해서 잘 걷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력거를 탔다. 잠시 후에 남대문 밖 정거장에 도착하였다, 수색과 일산 금촌 문산 임진강 장단 개성 토성 등 지를 지나갔다. 교각 아래로 언뜻언뜻 지나는 것이 모두 큰 시내와 강이다. 잠성 한포 남천 서흥 흥수 평 양 등지는 모두 황해도와 평안도의 양서(兩西) 지방 에 속한다. 아득히 넓은 모래사장과 햇빛이 은은하 게 산자락에 비치니, 여기가 아마도 이름난 경승지일 것이나, 어느새 지경이 훨씬 달라지고, 기차 굴을 들 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어느 곳이 얼마쯤인지 여기가 저긴지 알 수가 없어 한스럽다. 오후 여덟 시에 의주 백마역에 내리니 사방이 깜깜 하여 객점을 찾을 수가 없다. 마침내 불빛을 보고, 문 을 두드려 어느 촌가에 들어갔다. 주인에게 애걸하여 보수를 주고 재워 주기를 청하였다. 저녁을 먹은 후 두어 시각이 지나자 새벽닭이 울었다. 7일 바람이 불다. 식구들을 이끌고 걸어서 신의주를 향했다. 가는 데 마다 묻고 물으면서 산길을 질러갔다. 백마역에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