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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⑩ 87 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일찍이 공자(孔子)는 “문왕과 무왕과 같은 사람이 있으면, 문왕과 무왕의 정치가 거행된다”며, “정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其人存則 其政擧]”고 말했다. 이 러한 공자의 말을 맹자는 정치적으로 좀 더 발전시켰 다. 맹자는 말했다. “착한 마음만 있[고 법과 제도가 없]으면 정치를 하는데 부족하고, 형식적인 법과 제 도만 있[고 착한 마음이 없]다면 그 법은 행해질 수가 없다”라고.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그 훌륭함만으로는 정 치를 실행할 수 없기에 우리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아무리 뛰어난 제도가 마련되었 다 하더라도 그 재도 자체는 스스로 운영될 수는 없 고, 반드시 사람에 의해서 시행되는 것이기에 그 제 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맹자는 강조한 것이다. 결국 정치의 핵심은 세금과 재판의 문제가 될 수밖 에 없다. 여기서 석주는 이 문제들은 논하고 있었다. 지나간 우리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과 더불어 다가올 광복된 조국의 모습을 설계하면서 석주는 가장 구체 적이고 실질적인 문제인 세금과 재판의 문제를 점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기에서 석주는 처남 김대락과 조국이 망한 원인 과 나아가 독립의 방도를 논하였다. 여기서 석주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인간의 생노병사와 연관시켜 설 명을 하고 있다. 석주는 국가의 원기인 민심이 이미 흩어져버린 상태에서 이 민심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여겼던 것이다. 이러한 석주의 사고는 이후 그의 독립운동노선으로 연결된다. 사분 오열된 독립사회를 하나로 합치려는 시도로 이어졌 던 것이다. 이러한 내용과는 별개로 석주가 유하현(柳河 縣)에 들어가 살 집을 구하라는 일을 수행하지 못한 채 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피노자 동상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위키피디아 제 공). 이상룡은 나폴레옹을 상기하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