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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컬럼 •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훌륭한 사람들, 우리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어 11 마 리 안 느 ( 마 리아네) 스퇴거 (1934~현재)와 마가렛(마르가 리타) 피사레크 (1935~2023)는 간호사 자격을 얻자 어느 다른 생각 없이 그때 로서는 6·25전쟁 의 상처가 여전 히 남아 있으며, 가난하기 짝이 없던 한국에, 그것도 외딴 섬 소록도로 와서 외로운 환우들의 벗이 되었다. 마가렛 간호사는 2023년 9월에 낙상으로 별세했 고, 시신마저 인스브루크 의과대학에 해부 실습용 으로 기증했다. 마리안느는 현재 인스부르크 요양 원에서 살고 있다. 2017년에 광주대교구 소록도성 당의 의뢰로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출판 한 성기영 작가에 따르면, 마가렛 할머니 방 벽에는 ‘無(무)’라는 글자가 붙어있었다고 한다. 평생을 자 신은 ‘없는 것’으로 여기고 남을 위해, 그것도 세상 이 상대하기를 꺼려하는 한센병 환우들을 위해 살 았다. 참으로 거룩한 삶이 아닐 수 없었다. 자신 과 일가의 부귀영화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굶주림에 빠트리고 짓밟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삶과 너 무 대조된다. 독립운동 순국자 희생에 감사 이 대목에서, 우리 역사에 헤일 수 없을 정도로 많 이 나타났던 순국자들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국가 와 민족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내했던 그들의 고귀한 삶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다. 삼가 순국자들에게 다시 존경을 보낸다. 1943년 중국 심양에서 태어났다. 현재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필자 김학준 마가렛(마르가리타) 피사레크(1935∼2023) 오스트리아 간호사(동아일 보 제공). 성기영 작가·작곡가.『소록도의 마리 안느와 마가렛』저자이다(동아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