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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2023년 11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은 이학(理學)을 좋아하여 다른 사람이 시를 짓는 것 을 꾸짖어 말하기를, “너희가 시를 짓는 것이 비록 이 백과 두보의 경지에 이른다 할지라도 필경은 한낱 술 꾼일 따름이다”라 하였다는데, 말이 이와 같이 과격 해서는 안 된다. 『예기(禮記)』 중니연거(仲尼燕居) 편에, “시(詩)는 잘 하지 못하면 예를 행하는 데에 착오가 있다[不能詩 於禮縿 ]”라 하였고, 공자께서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라 하고, 또 “시에서 흥기한다”고 하였다. 『논어』가운데 사람들에게 시를 배우기를 권 한 말씀이 열한 군데이다. 이학을 하는 사람이 일찍 이 시를 좋아하지 않은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9일 시화를 읽었다. 모서하(毛西河)가 동파(東 坡)를 비판한 것은 너무 심하다. 어떤 사람이 “봄 강물 이 따뜻해졌음을 오리가 먼저 알도다[春江水暖鴨先 知]”라 한 구절을 읊으며 아름다운 시라 하자, 서하가 이르기를, “봄 강물이 따뜻해졌음을 정녕 오리만 알 고 거위는 몰랐을까[春江水暖 定該鴨知 鵝不知耶]”라 하였다. 이 말은 또한 너무 골돌(鶻 突)하여 융통성이 없는 태도이니, 만약 이처럼 터럭을 헤쳐 흠을 찾으 려[吹毛摘瘢] 한다면, 『시경』 삼백 편을 또한 구절마 다 꼬집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하수(河水)의 모래톱에 있도다[在河之洲]” 라 한 데서는, 얼룩갈매기와 괭이갈매기가 모두 거기 에 있을 것인데 어찌 반드시 물수리만 노래하느냐고 꼬집어야 할 것이며, “산록에 깃드는구나[止于丘隅]” 라 한 데서는 까마귀와 백로가 모두 거기에 서식하 는데, 어찌 반드시 꾀꼬리만 읊었느냐고 꼬집어야 할 것이다. ➊ ➋ ➊  이상룡의 처남 김대락이 살던 경북 안동 임하면 내앞마을 ‘백하구 려’ 사랑채 앞에 있는 바위. 김대락은 안동 혁신유림 류인식이 만든 ‘협 동학교’ 교사로 사랑채를 내줬다. 그러나 신학문을 반대한 위정척사파  의병들이 난입해 여기에서 교사와 학생을 살해했다(조선일보 제공).  ➋  안동시 내앞마을 앞에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2014년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에서 명칭이 바뀌었다(한겨레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