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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2023년 10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①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나라의 백거(白渠)[중국 섬서성 안에 있는 인공 수로], 위(魏) 나라의 정피(鄭陂)[위나라의 정혼(鄭渾)이 패군 (沛郡)의 태수가 되었을 때 군계 남쪽을 흐르는 물에 쌓은 제방]중 무엇이 수리로 나라의 부강을 가져다준 것이 아니었던가? 우리나라는 전연 여기에 뜻을 기울이지 않는다. 옛 날 제방 중 허물어지거나 터진 데를 보수할 만한 것 은 혹 함부로 갈아 민간의 밭을 만들거나 혹 메워 없 애고 길을 닦았다. 그 밖에 강 연안이나 시내를 낀 땅 도 몽리를 개설할 만한 곳이 많다. 그러나 지방 수령된 자가 전연 마음을 쓰지 않는 다. 사정이 이와 같은데 국토가 어찌 척박하지 않겠 으며 백성이 어찌 가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 이곳의 만주인들 또한 밭농사에만 힘써 관개(灌漑)가 이롭다는 것을 모른다. 필경 정치가 (우리나라와) 똑 같이 노둔하고 어리석을 것이다. 우리들이 이곳에 이주해 온 뒤로는 밭곡식만을 먹 을 뿐인데, 거기다 풍토까지 매우 달라 병이 나기 더 욱 쉽다. 부득불 버려져 황폐해진 토지를 사들이고 벼를 심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없다. 마땅히 농사에 익 숙한 자로 하여금 널리 수리를 살펴서 그 이익의 대 소와 공역의 다과를 헤아리게 한 뒤에 품을 사서 보 를 쌓아야 한다. 또 근래 서양인의 굴착기와 수차 등의 제도가 극히 정교하니, 반드시 총명하고 슬기로운 자가 그 제조법 을 강구하여 공사 간 모든 일에 쓰이도록 해야 할 것 이다. 그렇게 한다면, 지난 세월 황폐했던 들판에 앞 으로는 석수(石水)와 두니(斗尼)의 노랫소리가 들려 올 것이다. 중국 고대의 수리시설 사천성(고대 촉[蜀]나라) 도강언(都江堰) 입구 와 원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