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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특별 초대석  만나고 싶었습니다 반병률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 18 2023년 10월 무돌국제한국학연구소 문 앞에서 벨을 누르자 반 교수의 부인인 김보희 교수(전 연세대 국제학부)가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곧 마주친 반교수는 예 상한 대로 좀 피곤해보이는 모습이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설치, 졸속 추진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먼저 반교수께 최근 국방부와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설치 관련 주장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8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홍범 도 장군이 (중략) 자유시 참변 발생 후 이르쿠츠크로 이동하여 소련 적군 제5군단 소속 ‘조선여단’ 제1대 대장으로 임명 등의 역사적 사실이 있음. 이로 인해 1921년 6월 러시아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자유 시에 있던 독립군을 몰살시켰던 자유시 참변과 연관 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음”이라고 밝혔다. 또 “홍범도 장군의 빨치산 증명서에는 활동기간이 1919∼1922 년으로 기록되어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 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도 있음”이라고도 했다. 국방부는 당초 육사 충무관 앞 독립운동 유공자 5 인(김좌진 · 이범석 · 이청천 · 이회영 · 홍범도)의 흉상을 모두 독립기념관 수장고로 이전하려 했다. 이에 대 해 ‘독립운동 지우기’라는 반대여론이 크게 일자, 홍 범도 장군 흉상만 교외로 이전하는 방침을 세웠다. 주된 명분은 그의 ‘자유시 참변 개입 의혹’이다. 홍범 도가 참변의 가해자들 편에 서서 독립군을 궤멸시켰 다는 것이다. 자유시 참변(慘變)이란 독립운동사상 최악의 비 극적 사건의 하나로 평가되는데, 자유시사변, 흑하 사변, 흑룡주사건, 아무르사건 등 여러 가지 명칭으 로 불린다. 1921년 6월 28일, 러시아 흑룡주(아무르 주)의 자유시(스바보드니)에서 이르쿠츠크파의 고 려혁명군정의회가 원동(遠東)공화국 제2군단 제29 연대의 지원을 받아 상해파 독립군 군인들, 즉 사할 린의용대 부대를 무장해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독 립군을 살상하거나 포로로 사로잡은 큰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반교수는 국방부의 이러한 주장에 문제가 많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반교수의 저서 『홍범도 장군』 『통합임시정부와 안창호, 이동 휘, 이승만-삼각정부의 세 지 도자』 『러시아 고려인사회의 존경받 는 지도자 최재형』(2020) 『성재 이동휘 일대기』( 1999년   월봉저작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