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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사랑방 • 오랜 세월 수십가지 이름으로 불린 ‘명태’ 123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 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때 (크하!)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쫙쫙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 라도 내 이름만 남아있으리라 국민 생선 명태는 1993년에 방 영되었던 MBC 창사 32주년 특집 드라마로, 사회소외층인 노인 문 제를 그린 드라마 이름도 있었을 정도다. 또 2017년 35회 부산국제 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 제목에도 ‘명태’라는 이름이 있다. 명태, 북어 등 이름만 수십가지 명태는 지방, 크기, 어획 방법 등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가장 흔하게 불리 는 별명은 북어(北魚)다. 명태는 한자로 명태(明太)라고 쓰는데, 이 름의 유래에 관한 전설이 이유원 (李裕元)의 《임하필기(林下筆記)》 에 전하고 있다. “명천(明川)에 태(太)가라는 성 을 지닌 어부가 있었는데 어떤 물 고기를 낚아 주방 일을 맡아보는 관리로 하여금 관찰사에게 바치 게 하였던바, 관찰사가 이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으니 모 두 알지 못하였다. 다만 이 물고기 는 태가라는 어부가 잡은 것이니 관찰사가 이를 명태(明太)라고 하 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로부 터 이 물고기가 아주 많이 잡혀 온 나라에 넘쳤고 이를 북어라고 부 르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이만영(李晩永)의 《재물보(才物譜)》에는 북해(北海) 에서 나기 때문에 북어라 한다고 하였다. 서유구(徐有榘 )의 《난호어목지 (蘭湖漁牧志)》에는 명태를 한자로 명태어(明鮐 魚)라고 쓰고 다른 말 로 생것은 명태, 말린 것은 북어라 고 한다고 하고, 명태가 새끼를 많 이 낳아 온 나라에 넘쳐흐르며 우 리나라 수산물 가운데서 명태는 청어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는 것 이라고 하였다. 단백질,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 고 몸길이가 40~60cm인 명태는 대가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도 버 릴 게 없다고 하며 명태로 36가지 이상의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한 다. 얼큰한 생태찌개에 북엇국으 로 주취를 풀어주고, 코다리찜과 구운 노가리는 쇠주 안주로 기가 막힌다. 심지어 코다리찜과 동태, 그리고 북어는 요리 전문점이 있 을 정도다. 거기에 명태회냉면, 명 태식해는 별미고 심지어 이리와 애(간), 암컷 알집인 곤이(鯤 鮞 )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또 알로는 명 란젓, 창자는 창난젓을 담가 먹기 도 한다. 그런데 명태는 북어말고도 별 명이 참 많다. 방금 잡아 올린 명 태는 생태(生太), 잡아서 꽁꽁 얼 리면 동태(凍太), 따뜻한 바닷가에 서 온전히 말리면 북어가 되고, 명 태 새끼에서 내장을 빼고 꾸덕꾸 덕 말려 너덧 마리씩 코를 꿰맨 것 ‘명태’ 노래가 들어 있는 ‘강산에’ 6집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