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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역사기행 • 서울, 독립운동과 역사의 현장을 가다 ② 109 름 붙이고 입구에 홍난파 흉상을 세워놓으면서, 홍난파의 삶만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 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딜쿠샤,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는 AP통신사 특파원 이었던 앨버트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와 그 의 아내(Mary Linely Taylor)가 1923년에 건립한 가옥이다. 딜쿠 샤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 ‘이상향’을 뜻한다고 한다. 금광기술자였던 앨버트 테일러 는 1919년 2월 28일부터 AP통신 사 특파원을 겸하고 있었다. 그는 1919년의 3 · 1운동 당시 세브란 스병원에서 간호사들이 ‘기미독 립선언서’를 외국인전용 병실 침 상 밑에 숨기는 것을 발견했다. 이 를 갓 태어난 아들의 침상에 숨겨 놓았다가 일제의 눈을 피해 외신 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이어 스코필드와 협력하여 제암리 학살사건을 미국에 알린 일도 그의 몫이었다. 테일러 가족 이 딜쿠샤와 이별하게 된 것은 일 본의 진주만 공습 이후 미국과 일 본의 국교가 단절되면서 강제 추 방당했기 때문이다. 딜쿠샤를 잊을 수 없었던 앨버 트 테일러는 일제가 패망한 후 한 국에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던 중 1948년 6월 갑작스러운 심장마 비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부인 메 리 테일러는 그해 9월 한국에 입 국해 남편의 유해를 양화진 외 국인묘소에 안장한 후 돌아갔다. 2005년 서일대 김익상 교수가 아 들의 의뢰를 받아 어렵게 딜쿠샤 를 찾아냈고, 서울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 거주하던 딜쿠샤를 정 비하여 2021년에 역사전시관으 로 개관하여 일반에 공개하고 있 다. 서울 동작구에서 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을 맡아 지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현충원 역사탐방을 비롯하여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근 현 대 역사탐방을 이끌고 있고, 「오마이뉴스」에 ‘동작 민주올레’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현충원 역사산책』, 『동작구 근현대 역사산책』,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 『동 작 민주올레』 등이 있다. 필자 김학규 ⓫ ⓬ ⓫  베델집터 표지판  ⓬  딜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