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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3년 9월 Column    명사 컬럼 작은 소리 큰 울림   한국=조선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잊혀져 있던 부산의 유엔기념공원 이 최근 새롭게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중남미의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6 · 25전쟁 때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 한 콜롬비아의 참전용사 4명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 그곳에 안장하는 계획이 보도되면서였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국내외 자유수호자들의 삶을 되돌이켜 본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일보다 숭고한 것은 없다 글ㅣ김학준(단국대 석좌교수) 중남미 유일 참전 콜롬비아 참전용사 4명 유해 봉환 계획 이 계획을 자세히 소개한 『동아일보』(2023년 7월 26일 A6면)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기념공원 에는 대한민국 국군을 제외한 11개국 2,320명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2015년부터 참전용사나 그 유족이 희망하면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해 이곳에 안장하는 사업이 계속됐고, 이 사업에 따라 미국 · 영국 · 캐나다 · 네덜란드 · 프랑스 등 5개국의 19명이 거기에 포함됐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으 면서 이곳에 대한 관리를 1974년부터 한국을 포함해 호주 · 캐나다 · 프랑스 · 네덜란드 · 뉴질랜드 · 노 르웨이 · 남아프리카공화국 · 튀르키예 · 영국 · 미국 등 전사자가 안장된 11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관리 위원회가 맡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노르웨이는 참전국은 아니었으나, 병원선을 보낸 의료 지원국이었다. 안장된 참전용사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그들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참전용사 모두에 대해 새삼 존경을 느끼게 됐다. 그들이 젊은 나이로 참전하던 때 코리아는 사실상 전혀 알지 못하는, 글자 그 대로 ‘미지의 나라’였다. 조금 안다고 해도, 그저 ‘아주 가난하고 불안한 나라’라는 인상이 전부였 다. 그렇지만 국제평화 유지를 1차적 사명으로 여기는 유엔의 깃발 아래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침 략을 받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사명감에서 참전했을 것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게다가 전사로써 창창한 앞날을 희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모국에 묻혔어도 상응하는 예우를 받았을 것이지만, “전우와 싸운 한국에 묻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