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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열전 • 김좌진 장군과 함께 뛴 만주의 여걸 “오항선” 75 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성녀 할머니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렇 다면 시장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사 실 시장은 시장실 안에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시장실에 있던 시장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안성녀 할머니는 지팡이로 대뜸 시장을 후려쳤다 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누군지 아나? 시장이 있으 면서 왜 없다고 하냐?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느라 오만 고생을 하고 돌아와서 방 한 칸도 없이 살아야 하는 사정을 말하러 온 늙은이에게 이 무슨 무례한 짓이냐?”고 혼쭐을 냈다고 한다. 독립투사 오라버니 안중근의 당당한 피를 나눈 여동생답게 안성녀 여사는 정정당당히 시장을 면 담하고자 했으나, 그들의 졸렬한 처사에 호통을 치 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장실을 나와 버린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인 안성녀 여사의 손자이자 독립운동가 오항선 지사의 아드님인 권혁우 지회 장과 부인 이용순 여사는 장시간 동안 당시 할머니 와 어머니가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 려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이들도 오항선 할머 니를 존경하고 있다고 대견스러워했다. 말년의 오 항선 지사는 틈나는 대로 “일제에 억압받던 과 거의 역사를 후손들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청년들이 정 신을 차려야한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완전한 자 주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하 셨다고 했다. 2006년 98세의 일기로 숨을 거두기까지 오항선 지사는 한시도 정신을 놓지 않고 운명하는 그 순간 까지 대한민국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이야기를 듣 고 있자니 가슴이 뭉클했다. 오항선 지사에게 조국, 대한민국은 목숨 그 자체였음을 대담을 마치면서 가슴으로 느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졸업, 문학박사.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 으로는, 『동고동락 부부독립운동가 104쌍 이야기』,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찾아서』, 시와 역사로 읽는 『서간도에 들꽃  피 다』(전10권),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등 여성독립운동 관련 저서 20권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필자 이윤옥 필자와 대담하는 오항선 지사 아드님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