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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우리 것들 • 중국 조선족 장례문화 ② 113 관습도 한국의 전통과는 달랐다. 빈소는 일반 두레상 위에 흰 종 이를 깔고 제일 안쪽에 고인의 영 정과 지방을 세웠다. 지방은 “孺人 坡平尹氏靈位(유인파평윤씨영위)” 라고 썼는데, ‘신위(神位)’라고 쓰 는 한국의 문화적 전통과 차이를 보인다. 상 위에는 다양한 과자와 과일, 달걀, 월병, 돼지고기, 명태, 오징어, 숭어 등을 차리고 그 앞에 는 잔을 올릴 수 있도록 별도의 상 을 차렸다. 상의 주변에는 여러 가 지 색깔의 꽃을 장식하였다. 영정 옆에는 티슈를 두었는데,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였기에 놓는다고 한다. 2006년 6월 6일 아침 필자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침상식은 올렸고 유족들의 아침을 준비하 고 있었다. 여성은 흰색 천 리본을 머리에 달았지만, 남성은 별도의 상복이나 상장이 없었다. 일본에 서 급히 온 첫째와 셋째 딸은 가져 온 양주(시바스 리갈)와 초콜릿을 올리고 곡을 하고, 3배 하였다. 아침 8시 반쯤 되자 영좌에 밥 과 국을 올리고 술 한 잔을 올리고 일동이 3배 하였다. 조전(朝奠)이 다. 먼저 맏딸이 헌작하고 3배를 하고 수저를 밥에 꽂고 젓가락을 고기 위에 올렸다. 둘째 딸이 헌 작 3배하고 젓가락을 과자 위로 옮겨 놓고, 셋째 딸 역시 헌작 3배 하였다. 마지막으로 남편 황*송씨 가 헌작 3배 한 후 젓가락을 다시 옮겨 놓았다. 이어 고인의 형제자 매들이 한꺼번에 술을 올리고 3 배 한 후 밥을 물에 말아서 올렸 다. 점다(點茶)의 절차이다. 이어 서 사돈, 문상객, 집사자까지 모두 헌작 3배 하였다. 집사자는 옛 직장 동료이며 , 연 변조선족자치주 처장을 지낸 한* 수(韓*洙, 당시 77세)씨가 하였는 데, 예법을 알기에 특별 초청해 의 례 진행의 도움을 받았다. 헌작을 마치면 수저를 내리고, 맏이 내외 가 헌작하면 일동이 3배 하여 조 전을 마쳤다. 조전이 끝나면 영좌에 두었던 부조 봉투를 거두고, 음식을 싸서 상자에 넣고, 유품도 모두 내간다. 여자들이 솜을 준비하는데, 이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아픈 곳을 문 질러서 이 솜을 함께 화장하면 그 병을 고인이 가지고 가서 병이 낫 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원회념 (永遠恢念)이라고 쓴 영정을 앞세 우고 상주와 문상객은 화장장으 로 향하였다. 일본에서 온 딸이 빈소에 예를 올리고 있다(2006.6, 연길) 연길 화장장 화장 전(용정 차광범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