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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삶 이야기 • 박경주 순국선열유족회 이사 61 그러면서 동지였던 명씨노인 관련 에피소드도 들 려준다. 혹시 명제세(明濟世, 1885~1950) 선생이 아 닐까 추측해보지만,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다. “해방후 명륜동에 사시는 명노인이란 분이 저희 아 버님을 찿아오셔서 이승만 대통령이 찿으시니 경무 대에 같이 가자고 아버님께 말씀하셨을 때, 아버님께 서 자신이 독립운동을 한 것도 아니시라며 사양하셨 고, 옆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니(모경애)가 한탄하셨다 는 얘기를 들었어요” 생활이 궁핍한 상황에서 할아버지의 독립운동 공 적에 대해서도 할머니는 “너희 할아버지는 나랏일을 하신분이다”라고 늘 말했다고 한다. 그러던중 고향 보성군 조성에 사는 할아버지의 조카(할아버지 누님 의 아들)인 조철환 씨(당숙벌 친척인듯)가 집에 찿아 와서 할아버지 말씀을 하시면서, 할아버지 공적을 찿 아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조철환 선생 역시 공적발 굴에 적극 협조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여러 신문 사, 국립도서관, 국가기록원(구 정부기록보존소) 등 에서 할아버지의 공적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많이 배우지 못한 탓에 공적을 빛 내는 일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독립운동 정신과 가치, 오늘날 되살려야 그러면서 박이사는 “죽은 사람의 역사를 산사람이 적는 법인데, 산사람의 기준으로 역사를 적는 일도 있었을 것”이라는 명언도 남긴다. 지난 6월 5일 국가보훈부가 출범했다. 광복회나 순 국선열유족회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 등과 관련된 업 무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최근에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는 시점에 많은 독립 운동가 후손들 역시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생 각합니다. 그러나 얼마전 김시명 전 회장님의 말씀에 서 공감의 대목이 깊게 울립니다. “건국보훈보다 보 국보훈이 앞자리에 있는 나라는 없다.” 특별한 울림 을 주신 한마디였지요. 이번에 독립운동의 최대희생 자인 순국선열 추모단체에 더 직접적인 운영여건 개 선과 숭모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사업에 정부가 적극 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사비를 보태야 운영되는 비참함은 국가가 존재하 는 한, 국가의 치욕이란 점에 생각이 같았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또, 유족의 대우에서 소외되는 유족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 공평한 사회의 책무라고 생각 합니다.” 순국선열 유족이 보훈 혜택에서 배제되어온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최근 일제강점기 역사 연구와 교육이 소홀해지고 있다는 걱정도 있다. 또 일부에서는 소위 ‘식민지 근 대화론’이라 불리는 경향을 반영한 논리도 나오고 있 다. 이와 관련하여, 일반 국민들이나 국가보훈부 등 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밝혀 주시라고 요청했다. “세월이 흐르면 기억 역시 지워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그러나 차츰 도발의 수위가 높아지고 최 근 한국사회에서 일고있는 몰염치한 독립정신 훼손 을 보면서, 그토록 존경하는 할아버님의 애국행적이 과연 옳기만 한 선택이셨는지 자괴감 역시 숨길 수 없는 감정입니다. 이 사회가 저로 하여금 그래도 할 아버님의 그 길이 옳고 위대한 선택이었음을 확신 시 켜주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