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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우리 땅 • 춘천 의암공원 109 ‘민족평화통일’ 비 “여의내 골에 왜적을 무찔렀던 혼 불 안사람 의병가의 함성은 울려 퍼졌네 만주 벌판에 대한의 딸은 일어서네 봉의산처럼 높이 봉화 를 올리고 있네” ‘일본군 위안부’ 상징 평화의 소녀상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되었던 한 국인 여성들의 아픔과 비참한 실 상을 상징하는 한편, 일본제국주 의 침략세력의 성폭력과 여성 인 권유린을 고발하는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 많이 세 워졌는데, 역시 춘천에도 세워져 있었다. 의암공원은 춘천시내 도 심에 위치하여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공 지천과 북한강변의 의암호 옆에 있어 이러한 상징물의 설치는 당 초의 건립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좋 은 야외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녀상 옆에 있는 「소녀상 건립에 함께 하신 분들」 설명판을 보니 개인회원과 가족회원, 단체 회원, 그리고 청년학생추진위원 회, 청소년 지향의 결사체 ‘날갯짓’ 등 수많은 사람과 단체들의 명단 이 있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 아 이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사실 을 잘 알 수 있었다. 부디 성폭력 과 여성 인권유린과 같은 잔혹한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 랄 뿐이다. ‘민족평화통일비’와 김규동의 ‘통일 의 새벽’ 시 어쩌면 의암공원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서 ‘민족평화통일비’를 가까이 가 서 보니 뜻밖에도 김규동(金奎東, 1925~2011)의 ‘통일의 새벽’ 시가 아래쪽에 새겨져 있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가슴깊이 다가온다. 주 요 부분을 읽어 본다. 어둡던 세월 다 사라지고 이 겨레 하나로 뭉쳐 통일조국의 새벽 앞에 섰네. 천지만물이여 내 산천이여 축복하라 이 위대한 아침을 깊었던 원한과 설움 사랑과 화해로 감싸안고 다시 태어난 이 형제의 품 앞에 조국의 영광 길이 빛나리. 자주 민주 평화 단결의 새 세상 우리 앞에 열리네. 뜻밖에 좋은 시를 만났다는 느 낌이 들었다. 춘천은 1950년 6 · 25 전쟁 때 남침한 북한 인민군과 국 군 사이에 격전이 벌어졌던 동족 상잔의 현장이 아니었던가! 이 시를 쓴 김규동 대해 알아보 니 그는 시인, 문학평론가로 활동 한 쟁쟁한 문인이었다. 그는 함경 북도 경성(境城) 출신으로, 함북의 경성고보를 거쳐 1946년 중국 연 변의대를 수료했고 평양종합대학 을 중퇴했다. 경성고보시절 스승 김기림(金起林)의 영향을 받은 것 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쟁 관련 소재,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의식, 현실의 비판적 추구 등 모더니즘 경향의 시를 많이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병장의 호를 딴 의암공원! 아 름다운 호반(湖畔)의 도시, 춘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름지기 한번쯤은 가볼만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