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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선의 집은 비좁고 사무가 복잡 해지면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메 리다 시내 엘파보(El Pavo)로 옮겼다. 엘파보는 ‘칠면조’라는 뜻으로, 지금도 회관이 있었던 엘파보 국민회관의 지 붕에는 ‘칠면조’ 모양의 커다란 장식물 이 있다. 당시 각 농장에 있는 한인들은 메리다 시내로 들어오면서 엘파보를 중심으로 한인촌을 이루었다. 엘파보 국민회관은 멕시코 한인들의 모임 장소가 되었다. 1917년 10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대한인국민회 총회장 도산 안창호가 멕시코로 순행했을 때 도, 도산은 이곳 엘파보 국민회관에서 지냈다. 메리다에 온 안창호는 메리다 국민회관의 방 한 칸에서 거주했다. 부 인 이혜련에게 보낸 편지에는, “(학질) 치료를 좀 더 하였는데 다른 곳보다 기 후도 좋고 회관 안에 한 방을 차지하여 거처도 편하고 식사도 합(合)”한다고 했다. 유카탄 한인들이 구입한 국민회관 멕시코의 한인들은 경제력이 절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메리다의 국민회관은 세를 들었다. 엘파보 국 민회관에 있다가 여러 곳으로 이사를 다녔다. 1931년 부터 메리다 국민회관 건축하기 위한 모금운동이 펼 쳐졌다. 국민회관 건축 기금을 냈던 ‘회관 건축 의연 록’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런데 멕시코 토지법상 외국 인은 건물 또는 토지를 매입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대여섯 명의 한인들이 멕시코 국적으로 귀 화 했다. 메리다 시내 깔레(Calle) 65번지를 8명의 공동명 의로 토지를 구입해서 건물을 지어, 1935년 1월 메리 다 국민회관 낙성식을 거행하였다. 이제 유카탄의 한인들이 국민회관을 가지게 되었 다. 메리다에 오는 한인들은 반드시 국민회관에 들렀 다. 1945년 우리 민족이 해방될 때까지 메리다 국민 도산 안창호가 지냈던 엘파보(El Pavo) 국민회관(김도형 촬영) 메리다 국민회관 건축비 모금 명부(「본 지방회관 건축 의연록」)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 멕시코지역 한국독립운동의 중심지, 메리다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