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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③ 91 반가운 만남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석주의 마 음 속에 깊이 배어 있던 유구한 우리 선조들의 역사 가 있었다. 그의 일기에는 계속하여 역사서들이 등장 하고 있지 않은가! 이국에서 처남 김대락을 다시 만나 남긴 석주 의 시 한수를 경건하게 낭독한다. 석주의 일기는 다음 호로 이어진다.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경제학 · 정치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율곡 연구로 석사 ·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 임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감사를 맡고 있다. 시대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풀어낼 지혜를 지나간 역사에서 찾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면암 최 익현 선생의 5대손이다. 필자 최진홍 새벽에 일어나 입으로 읊어 비서장에게 보이다  曉起口占示賁西丈   방이 하도 추워 잠을 이룰 수 없었나니      氷牀雪窖 着眠難 늙은 나이라 추위를 잘 견딘단 말은 하지 마오      休道頹齡善耐寒 긴긴 밤 온몸이 강철인냥 뻣뻣하게 굳어가니      夜久通身僵 似鐵 마음인들 어찌 저만 홀로 평안하였으리오      天君那得獨平安 고향향한 그리움을 억누를 수 없나니      斗覺鄕懷按住難 집집마다 봄옷으로 추위를 모르리라      家家春服不知寒 영원히 복된 땅을 무단히도 등지고서      千年福地無端棄 고해에 몸 던지고 되려 편안함을 바라누나      苦海投身却望安 하늘 아래 어려운 일이 없다는 걸 비로소 알고나서      方知天下事無難 사람들은 따뜻함을 취했지만 나는 추운 곳으로 나아감은  人就其溫我就寒 일부러 다른 이와 다르게 보이려 해서가 아니라네      不是常情要故異 이 몸은 괴롭지만 이 마음만은 편안해서라네      此身苦處此心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