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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2023년 5월 테마가 있는 독립운동사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석주의 망명일기 그 세 번째 이야기는 1911년 1월 27일 압록강을 건넌 석주 일행이 회인현( 懷仁縣) 항도천(恒道川)에 도 착 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이다. 굳은 결심으로 국경을 건넌 지사, 망명객들은 1월 29일 마차 두 대를 구입해 그 어려운 망명 의  첫걸음을 뗐다. 선열일기 | 석주 이상룡의 서사록 ③ 사람들은 따뜻함을 취했지만,  나는 추운 곳으로 나아가 1911년 1월 27일 한겨울에 압록강 건너 고생 막심 글  최진홍(월간 『순국』 편집위원) 2월 1일, 마차 내부를 담요로 둘러야 할 정도로 매 서운 추위를 뚫고 석주 일행은 항도천을 향하여 길을 떠난다. 7일 만에 항도천에 도착한 석주일가는 비어 있던 허름한 집을 세내어 풍찬노숙을 간신히 면하게 된다. 이 집을 소개한 석주의 시 한 수를 먼저 읽어보자. 소랑(蘇郞)은 한나라 무제 때 흉노에 사신 갔다 가 억류된 소무(蘇武)라는 인물로, 흉노의 선우(單于)가 회유하였으나 끝내 거부한 채,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먹으며 연명하였다고 한다. 구천(句踐)은 월(越) 나라 회인현 북쪽 산에서 빈집을 빌려 잠시 머물다  懷仁縣北山 賃空宅 爲暫留之計   허물어진 초가 삼간 잡초가 무성한데    破屋三間掩莽榛 여러 해 사람이 들지 않아 먼지만 쌓여있고    經年未掃沒勝塵 우웅 우는 문풍지 소리 어느 나라 말인고    風紙喧來何國語 침상에서 몸이 얼어 다른 사람 몸이 되고    氷牀凍作別人身 솥이 차갑나니 소랑은 눈밖에 먹을 게 없고    鼎冷蘇郞啗 有雪 부엌이 비었나니 구천은 누울 섶도 없구나    廚空句踐臥無薪 상천(上天)의 마음이 어찌 예사로운 것이랴    上天豈是尋常意 남아로 하여금 고생을 실컷 겪게 하는구나    偏俾男兒飽苦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