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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023년 5월 순국 Focus   역사의 시선으로 순국스크랩 에 불과하다. 여성 독립유공자의 비율이 지극히 낮은 현실은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사회에서 독립운 동 역시 남성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의 현실적 반영이기도 하다. 하지만 독립운동의 역사에 서 여성이 한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 지지 않은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현재 국립서울현충원의 독립유공자묘역에 안장되 어 있거나 위패로 안치되어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먼저 위패로 모셔져 있는 무후선열제단을 둘러봐도 무후선열 135위 중 여성 은 안경신, 김마리아, 유관순 등 세 명의 위패만이 발 견된다. 묘소로 조성되어 있는 독립유공자묘역에는 남자현을 비롯하여 여성 의병 양방매, 만주와 상하이 등지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임수명, 오건해, 정정 산(정현숙), 이은숙, 권기옥, 신창희, 안혜순, 김은주, 오광심, 김병일, 신순호, 오희영 등 14명의 여성 독립 유공자가 안장되어 있을 뿐이다. 독립유공자묘 역에 안장되어 있는 독립유공자가 전부 224위이니 여성 독립유공자의 비율은 6.3%에 불과하다. 성평등의 관점이 뒤늦게 반영된 독립유공자묘역의 묘비 교체 이들 독립유공자묘역에서 만날 수 있는 14명의 여 성 독립유공자 중 영화 ‘암살’(2015)의 주인공 안옥 윤의 롤모델로도 유명한 남자현과 권기옥을 제외하 면 다른 12명의 묘는 역시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다 돌아가신 남편과의 합장묘이다. 그런데 처음 묘지가 조성될 때 이들 합장묘의 여성 독립운동가는 대부분 ‘순국선열(또는 애국지사) ○○○의 묘’라고 새겨져 있는 묘비의 왼편에 작은 글씨로 ‘배위 ○○○ 합장’ 이라고 씌어 있었다. 독립유공자 자격으로 국립묘지 에 안장된 것이 아니라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남편 의 배우자로서 안장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보 ➊ 남자현 묘와 묘비   ➋ 한국광복군 시절의 오광심   ➌ 권기옥 관련 조선일보 보도 기사(1926.5.21) ➊ ➌ 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