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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2023년 5월 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자랑스런 우리 것들 어지는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는 초가를 기와로 바꿀 때 많이 사용 한다. 현재 지붕은 기와를 이었는데, 네 귀마루에는 바래기(곱새) 기와 를 부착하였는데, ‘수복(壽福)’ 글 자를 새기기도 하고 외형이 귀신 얼굴 형태를 한 것도 있다. 특히 이 집의 막새기와에는 특수한 문 양이 새겨져 있다. 지난 호에 이 야기했던 항일민족의식을 키웠던 태극기 무궁화 십자가가 새겨진 막새기와를 사용하고 있어 이 집 의 쓰임새가 달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방의 이름은 한웃고방, 고방, 한 웃방, 웃방으로 구분하였다. 방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1996년 국립민속박물관 에서 주관하고 한국문화인류학회 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채였 다는 것으로 보아 여성의 공간이 었을 것이다. 흔히 8칸 집이라고 언론 등에서 이야기하지만 이 집 의 실제 규모는 10칸 집이다. 왜 냐하면 정주간이 트여 있지만, 기 둥을 따라 상하좌우로 나누면 총 4간의 크기가 되기 때문이다. 정주간은 겹집 형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정주간은 바당과 뿌시 칸으로 구분하는데, 바당은 실내 작업을 하는 공간이고, 뿌시칸은 함경도식 방언으로 부엌이라는 뜻이다. 부엌에는 취사 등에 사용 하는 3개의 가마솥이 걸려 있어 이 집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집의 사랑채는 1949년에 이미 팔았다고 한다. 양통집이라고도 하는 겹 집은 추운 지역 가옥 형태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집안 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바당이란 공간을 만들고, 집 안에 가마솥을 걸고 아궁이를 설치하여 불을 때 난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함 경도식 가옥 역시 정주간이 강조 되었다. 밭 전(田)자 형태로 배치된 방은 각각 바깥으로 향하는 문이 있고, 방과 방을 직접 드나들 수 있는 세 살문을 달거나 골판문을 달았다. 골판문은 문을 개방하여 통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구조이다. 웃방 앞쪽에는 출입문 옆에 고창을 달 아 문을 열지 않고도 바깥 사정을 살피고, 외부인과 짧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귀마루의 바래기 기와 태극기 무궁화 십자가가 새겨진 막새기와 지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