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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 열전 • 무명지 잘라 혈서 쓴 항일의 화신 “남자현” 81 지난 현재(2014.9.24), 이곳은 무덤이 있었는지 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공원화되어버렸고, 무덤 자리에는 화단만 덩그러니 조성되어 있었다. 아 무런 팻말도 없이 말이다. 82년 전 남자현 지사 가 맨 처음 묻혔던 하얼빈 남강외인묘지 주변은 급격한 개발로 고층 빌딩 숲을 이루고 있어서 무덤 자리를 찾기도 어려웠다. 흔적없는 남자현 지사의 무덤 또한 두 번째로 이장한 곳 역시 무덤의 흔적 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필자가 찾아갔을 때는 완전히 유원지화 되어버렸다. 그러나 러시아정 교회 건물이 남아있어 어렴풋하게나마 무덤 자 리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남자현 지사의 무덤이 있던 곳을 찾아 온종 일 발품을 판 도다 이쿠코 작가와 필자는 구 일 본영사관 터와 두 곳의 외국인 무덤 자리를 확 인하고는 공원 한켠 화단 벤치에 그만 주저앉았 다. 다알리아꽃이 활짝 핀 화단 자리가 외국인 무덤 자리였다니 분명 이곳 어딘가에 남자현 지 사의 넋이라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가슴이 찡하다. 올려다본 가을하늘은 푸르른데 눈앞에는 높디높은 관람차만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흔적 없이 사라진 무덤이 야속하여 화단에 앉 아 우리는 “독립은 먹고 마시는데 있는 것이 아 니라 정신에 있다”라고 하던 남자현 지사의 유 언을 오래도록 곱씹어 보았다. 할 수 있다면 첫 번째 무덤터와 두 번째 무덤터에 작은 팻말이라 도 세워놓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한국외대 일본어과 졸업, 문학박사.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 수를 역임했으며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 『46인의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찾아서』, 시와 역사로 읽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전10권),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등 여성독립운동 관련 저서 19권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필자 이윤옥 ❸  남강외인묘지가 헐려 두 번째로 이전한 무덤 자리는 현재 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거의 유원지화 되어있다. 이곳 안에 러시아정교회 건물이  남아있고 그 앞이 외인묘지가 있었으며, 1958년에 중국의 ‘대약진운동’ 때 에 무덤을 없앤 것으로 추정된다. ❹ 붉은 다알리아꽃이 곱다. 먼 이국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 친 남자현 지사의 넋을 달래주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하다. 두 번째 무덤 자리 지만 지금은 화단으로 꾸며져 있다. ❺  이 자리가 두 번째 이장한 자리로 지금은 화단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❺ ❹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