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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Inside  길 따라 얼 따라 순국 역사기행 106 2023년 3월 이과(理科)초급사범대학으로 사 용되고 있다. 나는 1995년 홍범 도가 말년을 보낸 중앙아시아 카 자흐스탄의 크즐오르다에 갔는 데 이 학교의 후신(後身)이 거기 세워져 있었다. 이상설 선생 유허지 취재팀은 그곳을 떠나 2009년 새로 설립된 고려인문화센터를 찾 아갔다. 생각보다 자료가 적었지만 잘 정리되어 있었다. 다시 차를 달 려 우수리스크 교외를 달렸다. 이 상설 선생 유허지에 가기 위해서였 다. 이름이 솔다트스코예라던가? 얼어붙은 호수를 지나 수이푼 강 (현 라즈돌리노예 강) 상류에 이르 렀다. 이상설 선생은 1917년 우수 리스크에서 숨을 거둔 뒤 화장되고 유해는 이곳에 매장되었다. 묘비는 순결한 정신을 상징하듯 산뜻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비문을 읽고 절을 하고 우수리스크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나는 옛날 중앙아시 아 강제 이주 전 우리 동포들이 살 았던 마을을 지나자고 했다. 백마 탄 김장군 김경천은 연해 주 동부 스찬(수청)에서 치열한 무장항쟁을 하고 소비에트 정부 의 명으로 독립군 부대를 해산했 다. 그는 독립전쟁의 영웅이었으 므로 영하 40도 겨울에 동포 유 지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우 수리스크 동포 마을에 머물고 있 었다. 어느 날 헐벗은 독립군들을 만났다. 굶주림 속에 날품을 팔려 고 도리깨를 메고 타작마당을 찾 아다니는 것이었다. 김 장군이 그 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눈물 을 흘리며 지은 시를 나는 『김경 천 평전』에 썼다. 우수리스크는 그렇게 우리 선 열들과 동포들의 애환을 안고 있 는 도시이다. 불쌍한 독립군 영하 40도 시베리아 지뷔에 여름 모자 쓰고서 홑저고리로 밑 빠진 메커리(짚신)에 간발하고서 벌벌 떨고 다니는 우리 독립군   한반도에 결박한 철사를 벗겨 강산 옛 빛을 보렸더니 경박한 사람들은 코웃음 마오 부모나 찾아가서 보려무나   서산에 지는 해는 씁쓸도 하다 너의 고향 이곳에서 몇천 리이더냐 널 기르신 너의 부모 이곳 있으면 너의 모양 보고서 어떠하리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 업. 현대문학 장편소설 공모 당선으로 등단. 분 단 주제 소설들을 주로 썼으며 독립투사들 평 전도 썼다. 소설집 『훈 장과 굴레』 · 『황해』 · 『천 사의 날개』 · 『마지막 무관생도들』등, 평전 『약산 김원봉』 · 『김산 평전』 · 『조봉암 평전』 · 『김경천 평 전』 · 『민족혁명가 김원봉』 등을 출간했다. 동국대 겸임교수로서 오랫동안 소설을 강의했다. 필자 이원규 이상설 유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