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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PEOPLE  아름다운 사람들 여성독립운동가 열전 74 2023년 2월 무덤이 자리한 이곳에는 최용신기념관이 들어서 있 다. 기념관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최용신 지사의 삶 을 흠모하여 자료를 모으고 그의 애국운동을 알리는 일을 하고있는 최용신기념사업회 전 김명옥 회장과 연락이 닿아 최용신 지사의 무덤과 기념관을 안내받 았다. 김명옥 회장은 《최용신 양의 생애》를 쓴 유달영 교 수와 인터뷰(1997.1.8 ) 한 내용을 필자에게 소개하며 당시 심훈의 《상록수》 집필 사정과 최용신 지사에 대 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명옥 : 그러면 그때 심훈 씨가 샘골에 직접 찾아와 서 조사했나요? 유달영 : 그야 물론이지. 샘골에 찾아가서 최용신 양 의 활동 상황과 업적을 대강 알아보고 돌아가서 ‘상 록수’를 구상하고 집필한 것이지. 심훈은 상록수로 일류작가가 되었고 동아일보의 현상공모 소설이라 상금으로 많은 돈도 받았지. 그리고 상록수는 그 후 장기 베스트셀러가 되었지.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그 소설을 읽어 보고 모두들 분개 했어. 상록수의 내용 과 최용신 선생의 생애가 전연 다르다고 야단법석들 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그랬지 소설이란 재미있게 만 들어서 쓰는 것이지 모델이 있다고 해도 사실 그대로 쓰진 않는다. 그러니 그것을 문제 삼지 말라고 샘골 동네 사람들을 무마시켰지요. 그때 유달영 교수는 김명옥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이러한 훌륭한 여성이 있는데 이런 분의 생 애는 전기를 써서 많은 조선사람에게 읽혀서 알게 해 야 한다. 《상록수》가 그분을 모델로 해서 쓰였지만 그것은 실제와는 많이 다르니까 스승인 김교신 선생 님께 최용신 선생의 전기를 꼭 쓰십사 했는데 결국 은 선생님이 나더러 전기를 쓰라고 하셔서 쓴 것이 이 책이지. 이 책은 일제의 검열을 용케 통과했으나 1942년도에 민족정신을 키우는 고약한 책으로 분류 되어 <성서조선>에 10년간 연재하던 것을 모두 압수 당하고 정규독자 300여 명도 모두 붙잡혀 들어가 취 조를 당했다.”고 전했다 한다. 최용신 지사가 경기도 안산 샘골 (泉谷)로 온 것은 1931년 10월로 그는 예배당을 빌려 한글 · 산술 · 재 봉 · 수예 · 가사 · 노래 · 성경 등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 지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마을 주민 들의 몰이해와 냉대 그리고 질시를 참아 내야 했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일경의 감시와 탄압을 이겨내는 일이었으며 거기에 야학을 운영하기 위한 재정의 어 려움도 크나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최용신 지사의 헌신적 노력으로 현지 주민 심훈의 《상록수》 표지 (1953.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