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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우리나라 독립항쟁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있다. 경상북도 중북부에 위치한 안동이다. 안동 독립항쟁의 역사는 1894년 갑오의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가 경복궁을 침공한 갑오변란 이 일어나자 이에 대응하여 전국 최초로 갑오의병을 일으키며 한국 독립항쟁사의 첫머리를 장식하 였다. 이후 독립항쟁은 광복을 맞은 1945년까지 51년 동안 줄기차고 치열하게 펼쳐졌다. 한국 독립항쟁의 발상지답게 유공자와 자정순국자 수는 다른 지역을 월등히 앞선다. 시·군 단위 의 독립유공자 수가 일반적으로 30명 선인데 비해 안동은 350명을 훌쩍 넘어선다. 자결로써 일제에 항거한 순절지사에 있어서도 전국 70여 명 가운데 10명이 안동 사람이다. 안동을 한국 독립항쟁의 성지로 부르는 이유다. 안동이 독립항쟁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은 안동문화권만의 고유 특성에 기인한다. 안동 의 독립항쟁을 이끈 이들은 유림들이었다. 김흥락 지휘장의 지도 아래 권세연·김도화 의병장 등이 의병 항쟁을 주도하였다. 안동의 유림들은 전통적으로 대의명분을 중시하고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성향을 지녔으며 퇴계학맥을 잇는 유교적 지식인으로 공동체 의식이 강하였다. 일제 침략에 대항하 여 독립항쟁을 펼치는 것은 곧 ‘의(義)’를 실천하는 길이었다. 특히 의병 항쟁 이후 안동의 유림들은 자기반성과 자각을 통해 보수에서 혁신으로 새롭게 변모하여 혁 신유림으로 거듭난 뒤 국내 계몽운동뿐 아니라 만주지역 항일 투쟁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만주 지역에서 펼쳐진 독립항쟁및 독립군 기지 지원 활동, 의열 투쟁 등은 혁신유림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독립항쟁유공자 44명을 배출한 내앞마을 안동의 내앞마을은 안동의 명문 사족으로 이름 높은 의성김씨 집성촌이다. 마을 앞을 흐르는 넉넉 한 냇가와 고풍스런 한옥이 어우러진 내앞마을은 고즈넉한 풍경과 달리 나라와 민족을 위해 치열하 게 살다간 독립항쟁가들의 터전이었다. 이 마을이 쏟아낸 독립항쟁유공자만도 44명이며, 미서훈자 30여 명을 합치면 7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안동서 계몽운동을 위해 노력하다가 만주로 망명하여 이주 한인들의 안정된 삶을 위해 일생을 바친 백하 김대락 선생, 서로군정서 참모장·대한통의부 위 혁신유림으로 거듭나 항일투쟁에 큰 성과 1 한국 독립항쟁의 산 역사, 안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