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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 구획뿐인 경계를 넘어 절터로 걸음을 낸다. 절터는 북향으로 길쭉하게 자리한다. 왼쪽 은 낮은 언덕이고, 오른쪽은 인공 하천이 지난다. 그 중심에 오층석탑(보물 95호)과 석등 (충북유형문화재19호), 석조여래입상(보물 96호)이 일렬로 서서 축을 이룬다. 가장 먼저 부러진 채 누운 당간지주가 반긴다. 발굴 전에는 동네 ‘미자 할머니네 장독대’로 쓰였다 고 한다. 끝자락의 연꽃 모양이 눈길을 끈다. 곧이어 비석의 받침돌로 쓰였을 귀부(충북유형문화재 269호)다. 비석은 찾을 수 없는 데, 불사과정에서 미처 올리지 못한 채 방치됐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당시에는 주로 거북의 몸에 용의머리를 새겼지만, 미륵대원지 귀부는 오롯한 거북의 머리다. 규모도 전국에서 손꼽을 만하다.원래 자리에 있던 자연석을 조각해 만들었다. 앞 으로 내민 오른발과 살짝 발가락만 보이는 왼발의 모양새가 흥미롭다. 몸에 새긴 또 다 른 부조도 재미나다. 왼쪽 어깨 주름 아래 새끼 거북 두 마리가 어미의 등에 기어오르고 있다. 귀부 뒤로는 전각이 있던 터다. 석탑과 석등이 뒤를 잇는다. 오층석탑은 절터의 중심이 다. 땅 깊숙이 뿌리 내린 하부 기단은 자연석으로 보는견해가 있다. 석탑과 일직선에 있 는 석등과 석조여래입상 역시 자연석기단 위에 들어섰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래서 일 직선이지만 정확한직선은 아니다. 그 경우 석탑은 사찰 건축의 출발점이다. 석등은 팔각 석등과왼쪽의 사각석등(충북유형문화재 315호)이 있는데, 석등 사이로 보이는 석조여래입 상에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