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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 - 그러나 이와 같은 물아일체의 자연관은 윤선도가 지향하였던 엄격한 유교적 윤리 체계 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가 자연에서 발견한 인간적 가치와 정서는 대부분 유교적 덕목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윤선도의 작품, 인격, 인생관 등 전반적인 이해를 필요로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소학〉이다. 윤선도는 자신뿐만 아니라 왕의 정치이념 이나 후학의 양성 등 사회 모든 곳에서 〈소학〉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윤선도의 작품에는 자연과 합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조정과 산림 을 하나로 파악하여 연군지정을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초기의 〈견희요〉, 〈우후 요〉나 후기의 〈몽천요〉뿐만 아니라 자연을 노래한 〈산중신곡〉, 〈어부사시사〉에 이르기까 지 이어지는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윤선도의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그의 작품에 사용된 언어의 아름다움에 기인 한 바도 크다. 교과서에 수록된 〈어부사시사〉 외에도 〈만흥〉, 〈오우가〉 등의 작품에는 한 글이 지닌 멋스러움과 다양한 표현력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어부사시사〉 등의 작품에 서는 조선 중기까지의 시조에서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였던 한시구(漢詩句)를 순우리말로 바꾸어 표현의 난삽함을 극도로 절제하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밖에 도 한글을 통한 여음구, 청유형과 의문형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조의 리듬감을 효과 적으로 높이는 데에도 성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