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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 - 그렇게 부역가능성이 있다구,빨갱이를 뿌리째 뽑는다구 그렇게 마구마구 잡아 가둘줄을 워디 상 상이나 했겄슈? 그때 우린 증말 꺼멓게 몰랐어유. 우린 보도연맹이 뭔지도 몰랐구유 국가보안법이 뭔지도 잘 몰랐구먼유 왜군과 경찰들 그리구 마을 방범대원은 예비검속으루 아부지와 또 당시 겨우 열세살짜리 성님을 잡아 가뒀는지유? 무차별 즉결처분하여 산골짝으루 끌고가 마구마구 쏘아 죽일 줄 그 누가 알았겠슈? 생각허면 생각헐수록 안 됐쥬 불쌍해유 너무해유 증말증말 억울해유 도대체, 아부지처럼 또 어린 성님처럼 그때 이땅에서 빨갱이라구 또는 부역가족이라구 마구 잡어다 죽인 사람이 멧 명입니까? 솔직히 말혀 우린 지금두 빨갱이가 뭔지도 잘 몰라유 워디 오른 눈깔이 삐구, 오여손잽이믄 다 빨갱인가유? 벌써 70년이 지났는디 아직도 진상규명은 커녕 더 더구나 유해발굴조차 못 헌 이 철천지 한은 또 어디가서 푼대유? 아이구, 아이구 불쌍한 우리 아부지! 다정한 우리 성님! 죽기전에 한번만 이라도 보고 싶 어유. ▲맹억호 아산유족회장 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