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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 - 추모를 위해 모인 시민들로 이태원역부터 녹사평역 인근까지 대로를 가득 채웠다. 추모제 중간 희생자들의 명단과 가족의 편지가 화면에 등장하자, 유족과 시민들은 희생자 하나하나 이름을 함께 외치기도 했다. 참사 당일인 10월29일 오후 6시34 분 압사 위험을 알리는 긴박한 112신고 음성도 재생됐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다 가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배우였던 고(故) 이지한씨의 부친인 이 종철 유족협 대표는 "아직도 하지 못한 아 들의 사망신고는 아마도 영원히 하지 못 할 것 같다"며 "시체 검안서에는 사망일시 미상, 사망장소 도로, 사망종류 기타로 아 직도 우리의 자식들이 왜, 어떻게,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는지 정부는 아직도 말해 주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누구는 밥 먹으러 갔다가, 회의하고 나오다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오다가, 친척집에 왔다가 그 골목으로 그냥 지나 갔을 뿐인데 왜 죽음으로 돌아왔는지 국 가는 설명하고 있지 않는다"며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이태원을 찾을 것이라 예상 된 상황에서 어쩌면 4시간 전이 아닌 10 월28일,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미리 대 비할 수 있었기에, 다 구할 수 있었기에, 단 한 명도 죽지 않을 수 있었기에 우리 의 분노는 치밀어 오른다"고도 했다. 이어 195개 종교·재난안전산재참사·인 권·노동·민중·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대표자 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 발방지를 위한 서명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국가책임 인정하고 대통령이 공식 사과할 것 ▲피해자의 참여 속에 성 역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이태원 참사 기억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것 ▲피해자 소통 보 장 및 인도적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 대 책을 마련할 것 ▲2차 가해에 대한 적극 적인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 ▲재발 방지 및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 련할것 등 6개 요구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유족들은 추모제 종료 직후 용산 대통 령 집무실 인근까지 행진할 예정이다.2차 시민추모제는 오는 30일 열린다. 한편 이 날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10·29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 제(49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지한씨 모친 이 자장가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