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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메라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 촛점이 불량해서, 박물관에 전화를 하여 안내부분 이미지를 메일로 받았다. 작품 관람 공간 일제를 빛낸 사람들 이상호, 2020, 한지애 채색, 245x417cm, 식민지역사박물관 제 13회 광주비엔날레(2021년) 참가작가로 선정된 이상호는 신작을 출품하기로 했다. 1995년에 그린 <역사의 심판은 시효가 없다>를 더욱 완성도 높이기 위해 친일파만으로 구성한 것이다. 독재 권력의 뿌리를 찾았더니 친일 인사가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이하 작가노트를 그대로 인용한다.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는 일본의 지배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잘 살 수 있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세력들의 망언을 들으며 분노심이 올라와 친일청산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70여 전 반민특위 해체로 인해 역사의 심판을 받지 못한 자들을 그림으로 심판하고 싶었다. 그래서 화폭에 그려진 92명의 친일파들을 포승줄로 묶고, 수갑을 채워 역사의 죄인임을 드러냈으며 각 인물 옆에 죄목을 글로 썼다." 그림에 등장하는 친일파들은 「친일인명사전」을 기반으로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멤버들과 함께 선정했다. 화면 가운데 구름 속에는 반민특위에 잡힌 친일 인사들의 모습을 사진 그대로 리얼하게 그렸으며 그 주변에 인물들을 배치하여 회화적으로 표현했다. 중앙에 크게 그려진 19명은 특히 악직의 일제 부역자들이다. 이상호는 조선시대의 전통 초상기법으로 인물색에 덧칠을 반복하면서 인물이 갖는 내면세계를 드러내려고 했다고 한다. 또한 친일파들의 비열하고 부정한 성품이 생동감 있게 잘 표현되도록 했다. 그런데 이 글메 등장한 친일파들은 왠지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상호는 한국화를 그릴 때 화면 위에 엎드려 그리기 때문에 얼굴을 매우 가까이서 응시하면서 그리게 된다. 그러면서 작가는 친일파에 대해 '왜 그런 짓을 했냐?'라고 말을 걸기도 하고 서서히 친일에 대한 연민과 같은 감정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친일에 대한 이상호식의 심판화는 고려불화 방식을 차용한 것과 배경에 칠한 황토색 따뜻한 효과와 함께 우아함을 느끼게 만든 작품이 되었다. 주제를 결정하고 리서치를 거치며 완성까지 1년이 걸렸다. 이 대작은 광주비엔날레 이후 식민지역사박물관 6월민주항쟁 35주년 기념 초대전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2022.8.4~11.6)에 전시되었고, 전시 종료후 식민지역사박물관에 기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