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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명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한 것이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1,797명), 4.16 세월호 참사(304명), 10.29 이태원 참사(158명)로 생명을 빼앗긴 국민(2,259명)은 채 2,300여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전쟁 전후에 이보다 백배, 천배에 달하는, 최소 30만 명, 최대 100만여 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비무장상태에서 아무런 재판도 받지 못한 채 대규모로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이토록 야만적이고, 반인륜적이고, 비극적인 범죄를 국가가 직접 저질렀다. 그리하여 우리국민은 언제 빨갱이로 몰려 생명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집단공포에 사로잡혔고, 이로 인해 독재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현재 출산율 꼴찌, 자살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빨갱이를 죽여도 되는 나라는 자유주의 또는 자유민주주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를 말살하고 위협하는 반자유주의적 독재체제일 뿐이다. 뜨거운 태양이 동터 올라 대지를 따뜻하게 해주기 직전인 새벽녘이 가장 추운 것처럼 국가가 자신이 저지는 불법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적절한 배·보상을 실시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제가 지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고 악마에게 제 영혼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그런 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찬란한 자유주의가 활짝 꽃필 그런 날이 온다면, 여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포함하여 1인 시위를 전개하신 모든 분들을 모셔놓고 ‘여러분들이야말로 온전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낸 주인공들이자 진정한 애국자이자 민주투사이자 유공자’라고 두 무릎을 꿇고 존경과 감사인사를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