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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불온 서적으로 압수당한 시집 조선의 마음 수주가 1924년 『조선의 마음』을 세상에 내놓을 적에 ≪조선일보≫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가 실렸다. "남의 곱이나 슬픔과 오뇌(懊惱), 한탄과 번뇌)를 맛보는 조선 청춘남녀여!!...기댈래야 기댈 곳 없고 발붙일래야 발붙일 터가 없으며, 무엇 붙잡을래야 붙잡히는 것이 없는 우리 흰옷 입은 사람들의 애끊는 만큼 슬프고, 하염없으며 지향할 수 없는 심정을" 노래한 것이 『조선의 마음』이라고 하였다. 즉 이 시집은 3.1운동의 실패 이후에 좌절에 빠지고 갈피를 잡지 못하였던 조선 남녀에게 수주가 바쳤던 위로의 노래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28편의 작품중 '님'과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노래가 14편이나 수록되어있다. 김소월, 한용운과 함께 변영로는 1920년대 '님'을 노래한 대표적인 시인었는데, 이러한 '님'은 독자들에게 잃어버린 조국을 상기시켰다. 더구나 비장한 분위기의 「논개」는 의로운 분노의 감정을 일으키기 충분하였기에, 조선총독부의 검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조선의 마음』은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일제에 의해 판매금지 및 압수 조치를 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