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page


47page

계봉산 정기를 타고 뻗어 내린 가파른 산줄기가 금강을 가까이 바로다보는 곳에서 금성철벽을 이룬 사릉성 기슭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여기 백실은 백제의 천해길지요 고을이 있었던 유서깊은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산성처럼 기백에 넘치어 예부터 나라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 왔다. 임진왜란을 당하여는 두촌 임정식선생이 백여명의 의병을 이끌고 중봉 조헌선생의 막하에 참전하여 청주싸움에 이기고 금산 전투에 나아가 왜적을 무찌르다 순절하셨다. 1919년 3.1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온 나라에 번져 갈 때에는 마침 서울에서 독립선언문을 입수해 온 약관의 소석 홍범섭공이 임의재 윤석희 홍세표 박상종 조종원 박춘서 윤기중 임철재 윤봉학 임창순 이건직 우달명 김세환 이태호 김필현 윤구학 제공들과 정산 장날을 이용하여 독립운동을 벌일 것을 결의하고 드디어 4월 5일 오후 세시경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면서 시장에 돌입하였다. 100여명의 장꾼들이 이에 호응하니 한 덩어리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