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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전』 계미중춘판 간행터 이곳은 동학 개전부 김은경(金殷卿)의 집터로 계미년(1883년) 2월(음) 동학의 2세 교주인 해월 최시형(1827~1898) 선생의 지도를 받아, 『동경대전』을 목판으로 간행한 자리이다. 『동경대전』은 동학을 창명한 수운 최제우(1924~1864) 선생이 쓴 동학의 경전으로, 1880년 강원도 인제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그 이후 동학이 충청도 전역으로 확산되자, 이곳 김은경의 집에 간행소를 마련하고 『동경대전』 1천부를 인쇄하여 배포하였다. 이를 계기로 동학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동경대전』은 동학의 핵심 사상인, 모든 존재가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으로, 인류 최초로 본원적 평등사상을 연 진리이다. 또한 시천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만물 모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삼경사상(三敬思想)으로 확대되며 오늘 인류가 심각하게 겪고 있는 생태, 생명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다. 『동경대전』의 가르침은 사람들로 하여금 당시의 시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화와 균형을 삶을 이루고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하였고, 이는 1894년 동학혁명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일제의 강점에 항거한 3.1혁명, 독재에 항거한 4.19, 5.18등의 역사적 대사건을 구현하는 근본적 사상이 되었다. 이곳 목천 김은경 대접주의 집터는 다만 『동경대전』이라는 동학의 경전을 간행한 장소로서만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연 역사성, 사상성을 배태한 곳이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소중한 의미를 지닌 장소이다. 2021년 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