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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가장 뚜렷하게 들어난 사람으로 참봉 이광륜은 자가 중임인데 효성과 우애가 지극하였으며 높은 기개가 있었다. 지방군 4백여명을 모집하여 사실상 선생의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협조하였고 마침내는 선생과 함께 죽었다. 나라에서 표상하여 사헌부 집의의 관직을 추증하였고 봉사 임정식은 천성이 소박하고 정직하였으며 활 쏘며 말을 달리는 재간도 있었다. 척후의 임무를 띠고 싸음터 밖에 있다가 위급한 사태를 바라보고 말을 달려 들어와서 왜적 몇명을 떄려 죽이고 전사하였으며 선비 김절은 처음부터 의병에 가담하여 전투에서의 공적이 가장 많았고 이려는 수상 탁의 손자다. 학문을 좋아하며 행의를 닦아 그 가정의 전통을 계승하였는데 선생이 의병을 일으켰다는 소문을 듣고 정의에 끌려 나와서 함꼐 진중에서 죽었고 또 만호 변계온 현감 양응춘 봉사 곽자방과 무인 김환 강충서 강인서 박봉서 김희철 정원복 이인현 김인남 이양립 황삼양 박춘년 한기 박찬 등은 모두 부하의 장교로서 어떤이는 앞장서서 적의 진영에 돌입하기도 하였고 어떤이는 힘에 겨웁게 적을 무찌르기도 하여 그의 용기와 공적이 세상에 혁혁한 사람들이었으며 선비 박사진 기선복 복응길 신경일 서응시 윤여익 김성원 박혼 조경남 전충남 고명원 강몽조는 모두 문학으로 또는 행의로 이름이 있는 분들로 살아서는 선생에게서 학문을 닦았고 전쟁에서 선생과 죽음을 함께한 사람들이다. 선생의 아들 완기는 외모가 훤칠하고 도량이 넓었었다. 싸움에서 패하게 되자 일부러 화려한 옷차람을 하고 선생으로 변장하여 대신 죽으려 했는데 적들은 과연 군대의 대장인줄로 잘못알고 시체를 찢어발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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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퇴각한 뒤에 선생의 제자인 박정량 정승업이 곧 가서 7백의사의 유골을 모아 무덤을 하나로 만들었다. 정량은 기개가 있는 학자로 도를 힘써 실천하였고 승업은 단아하며 행의가 얌전한 사람이었는데 마침 군중에서 사명을 띠고 밖에 나갔다가 그 난리에 참가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여기에 비석을 세워서 영원히 기념할것을 발의하였으나 불행히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무도 사망하였다. 그와 함께 선생에게서 공부한 바 있는 민욱은 정의를 앞세우는 지사다. 그들이 마음만 먹고 이루지 못하고 간 것을 딱하게 여기어 계승하여 이 일을 맡아서 충청도의 인사들과 금산의 노인들과 함께 상의하여 의견이 일치되었고 관찰사와 군수까지도 물자를 내어 협조하였다. 돌을 다 다듬어 놓고나서 진사 송방조가 나를 찾아와서 '참판의 정신과 사적을 아는 사람이 몇 사람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세상을 떠났으니 비문은 당신이 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나는 '참판을 잘알고 있었고 그가 순절했을 때에는 나는 피난중에 있는 정부에 있었으므로 이 사실을 듣고 슬퍼하였을 뿐 천리 먼곳에서 서로 바라보기만 하고 그가 순절한 곳에 나아가서 술한잔이라도 부어놓고 평소의 심정을 풀지 못했는데 이제 이에 관한 글을 지어서 이 일을 도웁게 되었으니 어찌 문장이 졸렬하다 하여 이를 사양할 수 있으리오마는 다만 늙고 지친 내가 어떻게 그 사실을 훌륭하게 서술하여 7백명의 충혼을 지하에서 위로해주며 그들로 하여금 눈을 감게 할 수 있으리오. 아아! 슬프고 슬프다 이제 그 사실을 적고 난 다음에 다음과 같이 시를 붙여 두노라 신하로서의 올바른 길은 명령을 받았을 때에 자기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니 이것이 지사가 걷는 길이다. 그러나 정신이 이해에 좌우되기 때문에 이 길을 밟는 사람은 매우 드문 것이니 어려운 일을 당할 때면 그것은 더욱 부녕히 드러난다. 강직할사 조선생은 그의 학문이 실천을 목표로 삼아서 충성을 가지고 곧은 길을 밟았다. 옛적 임진년 나라의 운수가 불행하여 섬 오랑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