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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4 이천 이야기보따리 2 “으아아아악!” 하늘에서 벼락이라도 떨어진 걸까요? 발목이 끊어지는 것 같 았어요. 그 사람이 내 발목을 자르기 시작했어요. 뾰족한 톱날 이 나무껍데기를 마구 할퀴더니 아프다고 말할 새도 없이 속살 을 파고들었어요.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한 번 시작된 톱 질은 멈추질 않았어요. ‘쓱싹쓱싹 슬근슬근슬근’ 톱날이 슬근거릴 때마다 톱밥이 피처럼 흘러내렸어요. 마을 사람들은 차마 못 보겠는지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렸어 요. 간혹 훌쩍거리는 소리도 들렸지만 누구도 톱질을 말리지 않 았어요. 아이들은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눈만 깜빡였어요. 엄마 뒤에 숨어 있던 아이 한 명이 갑자기 뛰어나왔어요. 내 굵은 나뭇가지에 매단 그네를 아주 잘 타는 아이였어요. “내 친구 죽이지 마요. 은행나무는 내 친구예요! 할아버지, 은행나무 팔지 마요. 엉엉엉...” 아이는 할아버지 옷자락을 잡고 흔들었어요. 그러자 다른 아 이들도 울면서 어른들에게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