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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 - 보성벌교 告由文 ● 維歲次 辛丑 10월3일 천지 신명께 고하나이다 보성벌교 석거리 영가여! 가을바람 울어예는 학살지를 찾으니 님의흔적 어데가고 없어 하늘을 바라보니 슬프고 가슴아픈 사연 알알이 맺히네 모든 후손들이 모두 참여해야 되지만 코로나 역병으로 참여하지 못한 죄 용서하소서 천추의 한을 담아 제올리오니 송구한 마음 다함이 없습니다. 보성벌교 영령들의 원혼과 피눈물 산과강 바다에 뿌려지고 꿈같고, 환상 같고, 허공에 꽃 같은 칠팔십 년 세월이여 고흥보성피학살자 영가여! 참으로 슬프도다! 창밖에 보이는 산야는 저리도 싱싱하게 푸르름을 뽐내고 있건만 회색빛 한줌의 재는 왜 그렇게 어두운 그림자로만 보여지는가? 이제 우리는 슬픔을 거두려 합니다. 온 것이 아니니 간 것도 아니라는 역사의 현장을 보고 정녕 깨우치게 하고 말리라. 잔혹한 시대의 형상이 아님을 똑똑하게 기억하리라 한장의 고유문 불에 태워 바람에 날려 하늘나라에 계시는 님들에게 보내드리리라 후예들 지조와 신념으로 굳게 남긴 발자취 삼가 맑은 술과 숱한 제수로 공손히 올리오니 원하옵건데 흠향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