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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155 퍼스트 펭귄 (First Penguin) 펭귄 무리가 서있는 빙상 너머로, 보이지 않는 천적들이 득시글거린다. 범고래, 바다 표범 등의 포식자는 펭귄이 바다로 뛰어들길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죽음의 위기가 자신에게 닥칠까 두려워 선뜻 바다로 향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체 하다가는 굶주려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게 된다. 먹이는 저 위험 속에 있다. 바다는 영면 의 공간이요, 생존의 공간이다. 이 속에 뛰어드는 것은 위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 인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용기 있는 한 마리가 바다로 향한다. 이를 보고 용기를 얻은 나머지 무리도 바다로 향한다. 퍼스트 펭귄은 이렇듯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조직에 큰 영향을 주는 구성원을 일컫는 말이다. 불확실성, 나아가 위기로 팽배한 길에 발을 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은 죽음을 불사한 선택으로, 민중을 이끌었다. 프랑스의 소녀, 잔 다르크를 떠올려보라. 연이어 맞이하는 패배에, 전의를 잃고 쓰러진 병사들 앞에서 깃발을 들고 진격했다. ‘저 어린 소녀도 적에 맞서는데,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라고 병사들의 가슴에 용기의 불씨를 지폈다. 신라에서는 화랑 관창이 그러했다. 소년은 단신으로 적에 맞서기를 수차례, 목이 베여서 돌아올 때까지 아군의 용기를 북돋기 위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두 청년은 아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송산 지역 독립운동에도 퍼스트 펭귄이 있었다. 함께 거리로 나와 만세를 외치자는 이 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고작 ‘만세’ 외친다고 독립이 오겠느냐 회의를 표했지만, 수백, 천여 명의 사람이 그들과 함께 조국독립의 열망을 소리 내어 외쳤다. 총탄이 날아와 주춤 할 때도, 민중을 독려해 그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조선 민중의 가슴 속에 있는 불씨를 깨운 이 사건은, 화성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이내 전국에서 만세 소리가 울려 퍼지 도록 하였다. 일신을 바쳐 ‘독립은 온다.’ 라는 믿음을 선물한 독립운동가들. 그들의 희생 덕분에 민중이 움직였으며,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오늘이 있다. Part 03 송산 지역 만세운동의 역사 퍼 스트 펭귄 (first pengu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