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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년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허다한 수난 중에서 일제의 침략이 가장 혹심하였다. 그 참담한 암흑과 질곡 속에서 망국의 비운에 통분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은 혹은 국내에서 혹은 국외에서 오직 조국광복을 위하여 신명을 바쳤으니 여기 함양박공 휘 재화가 바로 그 가운데 한 분 이시다. 서기 1889년 을축 11월 18일에 군위군 부계면 화리 우제에서 탄생하여 1918년 술진 8월 초 2일 의성군 금학미동 구고재에서 순절하시기까지 40 생애 중 그 태반을 오직 항일투쟁에 몸바치셨다. 공은 천성이 침중하고 의표가 정영하여 조년에 이미 사략통감에 통달하여 치란흥망의 이치를 터득하고 학문의 대성이 촉망되었으나 뜻밖에 경술국치를 당함에 망국의 한에 사모쳐 바칠 뜻을 굳쳤다. 때마침 만주 간도에서 망명 애국지사들이 조직한 북로군정서 부속 흥업단원들이 독립운동 자금 조달 목적으로 1921년 말에 이만준 김인제 등을 국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