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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상륙작전 / 8월의 노래 - 통영상륙작전 19인의 전몰 해병에게 바침 - 시인 김종수 삼킬 듯 이글거리는 8월의 태양이 또다시 연붉은 무궁화를 피웠다. 열아홉 푸르디푸른 죽음들아 붉디붉은 이름으로 산화한 해병들아. 폭풍 같은 그 8월의 함성을 품은 저 붉은 깃발에서 거침없이 포화 속을 돌진하던 그날의 기백을 만났다. 끓어 오른 동포의 피눈물을 안고 복받친 충정에 붉었을 젊음들아. 누구는 화가를 꿈꾸었으랴, 가슴에 단 붉은 명찰 보다 짙은 사랑의 열병도 앓았으리라. 이 원문능선 곳곳 잡풀하나 돌멩이 하나마다 그 충정의 함성이 깃들었다. 외치고 또 외치리라 저 눈감은 백두산과 아직도 맞겨눈 서슬 푸른 총부리를 반세기를 절름거리는 이 땅의 역사에 분노하며 잠들지 못하는 해병이 있노라고 외치고 또 외치리라 이 평화를 갈망하며 한 점 꽃이 되어 간 열아홉 젊음이 있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