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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지나는 구름이어, 옷깃을 스쳐가는 바람 깃 여로에 오른 길손이어 잠시 이곳에 발을 멈추고 저 하늘과 이 땅 사이에 찬란하게 피어올려 꺼질수 없는 민족문학의 등대를 세운 가산 이효석을 기념하는 문학비 앞에서 잠시나마 생각하는 촛불이 되어지라 가산 이효석은 강원도 평창이 낳은 불후의 작가이여 한국 현대문학의 기수이기도하다. 모든 것은 세월 속에 묻혀 가고 시간이 가면 끝이 온다고 하지만 1942년 이후 가산의 문학은 흐르는 세월 안에서 오히려 살아오고 시간이 갈 수록 그의 예술은 빛을 더해 가고만 있다. 향토의 정을 깊이 둔 그의 문학정신은 이국토에 길이 이어 살 겨례의 가슴마다에 광명의 강물이 되어 다함 없이 구비처 흘러 갈 것이다. 메밀꽃 필 무렵, 향수, 낙엽기, 산정, 황제, 모두 한국 문학의 한 맥으로 살아있다. 예술가는 사라저 가는 것이 아니다. 영원히 작품으로 살아 있다. 예술가는 사라저 가는 것이 아니다. 영원히 작품안에 살아 있는 것이다. 1980년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