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page


62page

愛國詩人 訒齋 崔晛 先生 文學碑 (애국시인 인재 최현 선생 문학비) 명월음 달아! 밝은 달아! 청천에 떴는 달아! 얼굴은 언제 나며, 밝기는 뉘 시켰나? 서산에 해 숨고, 긴 밤이 침침한 때 청렴을 열어 놓고 보경을 닦아 내니, 일편 광휘에 팔방이 다 밝았다. 하룻밤 찬 바람에 눈이 온가? 서리 온가? 어이 한 천하가 백옥경이 되었는가? 동방이 채 밝거늘 수정렴을 걸어 놓고, 요금을 비껴안아 봉황곡을 타 짚으니, 성성이 청원하여 태공에 들어가니, 파파 계수하에 옥토도 돌아본다. 유리 호박주를 가득 부어 권차 하니, 유리 호박주를 가득 부어 권하고자 하니 유정한 상아도 잔 밑에 빛난다. 청광을 머금으니, 폐부에 흘러들어 호호한 흉중이 아니 비친 구멍 없다. 옷가슴 헤쳐 내어 광한전에 돌아앉아 마음에 먹은 뜻을 다 사뢰려 하였더니, 맘 나쁜 부운이 어디서 와 갈히었나? 천지 희맹하여 백물을 다 못 보니, 상하 사방에 갈 길을 모르겠다. 요잠 반각에 옛빛이 비치는 듯 운각에 나왔더니, 떼구름 미쳐 나니, 희미한 한 빛이 점점 아득하여 온다. 중문을 닫아 놓고 정반에 따로 서서 매화 한 가지 계영인가 돌아보니, 처량한 암향이 날 따라 근심한다. 소렴을 지워 놓고, 동방에 혼자 앉아 금작경 닦아 내어 벽상에 걸어 두니, 제 몸만 밝히고, 남 비칠 줄 모른다. 단단 환선으로 긴 바람 부쳐 내여 이 구름 다 걷어다 기워 녹죽으로 일천 장 비를 매어 저 구름 다 쓸과다. 장공은 만 리요, 이 몸은 진토니 서의한 이내 뜻이 혜나니 허사로다. 가뜩 근심 많은데, 긴 밤은 어떠한가? 뒤척이며 잠 못 이뤄 다시곰 생각하니 영허 소장이 천지도 무궁하니, 풍운이 변화한들 본색이 어디 가료? 우리도 단심을 지켜서 명월 볼 날 기다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