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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일본군과 관군의 깃발이 펄럭이고 밤에는 우리 동학군의 횃불이 타오르던 주리봉 스무차례 이상 싸워 피가 곰내골을 따라 가득 흘렀다. 금강을 바라보는 이곳 응달의 논배미에 열여덟구의 시신 반봉건 반외세를 외치며 죽창과 맨손으로 싸우다가 누구 하나 거두는 이 없이 흙이 되고 물이 되었다. 스무 한해 전까지 논 임자였던 이상집 옹이 일년에 두 번 봄 가을로 제사를 올려 의로운 영혼들을 위로하였으나 이웃한 백제 사마왕 무덤과는 달리 내내 한서린 바람만 맴돌았다. 이제 겨례의 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뜻을 모아 기념물을 세운다. 겨레여 나라를 걱정하는 길손아 여.... 고 가신님들의 넋을 경건한 마음으로 가슴에 새길지어다. 우리의 .... 으로 말미암아 힘차게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