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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 - ●한철충(韓哲冲) 본관은 청주(淸州)이며 자는 홍도(弘道)이고 호는 몽계(夢溪)이다. 할아버지는 보문각직제학(寶文閣直提學)을 지낸 한련(韓璉)이고, 전객령(典客令)을 지낸 한 희적(韓希迪)과 보문각(寶文閣) 제학(提學)을 지낸 계령(桂齡)의 딸인 정경부인 (貞敬夫人) 강양이씨(江陽李氏) 사이에서 충숙왕 8년(1321년) 장남으로 태어났 다. 공민왕(恭愍王) 2년(1353년) 계사방(癸巳榜)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사헌부 장령(司憲府掌令)을 거처 양광도안렴사(楊廣道按廉使)를 역임한 뒤 전법판서 (典法判書)에 올랐다. 고려 말 왕조 교체기에 고려 왕조에 대한 불사이군(不事 二君)의 절의(節義)를 지켜 조선 왕조에 나아가지 않았다. 고려가 멸망한 후 경상북도 상주군의 백원산(白原山)으로 은신(隱身)하였는데, 태조가 아들인 렴 (廉)에게 상주목사(尙州牧使)를 제수하고 조정에 나올 것을 권유하자 고령군과 합천군의 경계지점인 석절촌(石節村)으로 종적(蹤迹)을 감추었다. 공조전서(工 曹典書) 김남우(金南雨), 사정(司正) 박간(朴簡), 이관(吏官) 권공(權公) 등 제현 (諸賢)과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에 은거하면서 다음과 같은 시문(詩文)을 읊조 렸다. 桃花狹津(도화협진) 복숭아 꽃잎이 물위에 떠 흐르는 나루터에 鱖魚潑潑(궐어발발) 쏘가리 떼가 뛰어노니 無異於武陵桃源(무이어무릉도원) 어찌 무릉도원과 다를 바 있나! 태종도 조정에 나올 것을 권유하였으나 나아가지 않고 경상남도 합천군 용주 면 조동(釣洞)에서 일생을 마쳤다. 조동(釣洞)에서 읊은 시에서 落日淸溪上(낙일청계상) 해는 맑고 깨끗한 시냇가에 지는데 閒臥夢前朝(한와몽전조) 한가로이 누워서 엣 조정(고려)을 사모하네. 라고 하고 공의 호(號)를 몽계(夢溪)라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