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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 있는 민주화운동 초기 현장 영상은 대부분 그 때 힌츠페터가 남긴 영상입니다. 민주화운동 발발 나흘 뒤인 22일, 그가 찍은 영상이 유럽전역에 보도됐고, 전 세계로 뻗 어나갔습니다. 하지만 국내 군부세력은 국제전화까지 막으며 이 사실을 감추기에 바빴 습니다. 그렇게 1980년 9월, 전두환은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 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힌츠페터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광주민주화운동 실상이 담긴 다 큐멘터리 '기로에 선 한국'을 제작했습니다. 힌츠페터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전두환 정권 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이 이어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선고도 철회됐습니다. 힌츠페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정권에 대한 고발은 계속 이어갔고, 1986 년엔 광화문 시위를 취재하던 중 폭행을 당해 목뼈와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그 시절 사실을 말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그의 유언은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장질환 등을 앓았던 그는 고된 투병 생활 끝에 지난 1월 25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그의 머리카락과 손톱 일부는 광주 망월묘역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 스브스뉴스, 2016. 02. 05. 위르겐 힌츠페터 Jürgen Hinzpeter (1937년 7월 6일 ~ 2016년 1월 25일) Ver.3 The Gwangju 5·18 Road Guide map book 8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