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page

그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오월이면 망월묘역의 여성노동자 묘를 다녀온다. 80년 당시 가장 처참하게 살해당한 여성노동자의 묘이다. 가슴을 도려내고 옆구리를 찌르고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난도질을 당한 그 어린 여성노동자의 묘를. “당시 어머니들은, 광주시민들은 그런 시신을 모두 수습해서 모셨습니다. 당 시 여성들은 목숨을 걸고 시민군을 보호하고 돌보고 먹이고 입히고 상황을 정 리해나갔습니다. 부마항쟁, 광주항쟁 모두 많은 여성들이 처참하게 희생되었 습니다. 모든 전쟁이 그렇지 않은가요? 여성·어린이·노약자 등이 가장 처참하 게 당합니다. 그렇게 당할 뿐만 아니라 치열하게 투쟁합니다.” 그는 광주항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주먹밥’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광주 어머니들은 시민군·계엄군 가리지 않고 주먹밥을 해먹였습니다. 어떤 역사적 항쟁이든 여성들이 돌을 이어 나르지 않고, 밥을 해먹이지 않으면 항쟁은 끝 까지 해낼 수 없습니다.” 앞으로 그는 당시 함께 방송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만나서 모임을 하고 싶단 다. 그는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왜 한 번도 다시 만나기 어려웠는지 생각해 봤다. 누군가는 그동안 아무 말도 않고 살았고 누군가는 세상에 드러내고 살 았다. 그런데 그 사람들 모두 다 이용당했다.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결 국 살아남은 자들끼리 반목과 오해가 쌓여 한 번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누군가는 매듭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가 증언대에 선 이유이다. _ 광주드림, 2011.05.20 임정희 기자 오월정신의 현대적 계승 오월여성제 지난 1989년 시작된 오월여성제는 5·18민 주화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의 투쟁과 활동 을 발굴, 기억하고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 해 해마다 5·18주간에 열리고 있다. 오월 여성제는 ‘오월여성과 이야기 나누다’, ‘오 월여성과 함께 걷기’, ‘여성합동참배(5·18 민주묘지 및 망월동 구묘지)’ 등의 프로 그램을 통해 오월여성들과 함께 5·18민주 화운동과 대동세상의 의미를 시민들과 함 께 나누고자 한다. 또한 오월여성들과 광 주의 다양한 여성 활동가들의 만남을 통 해 오월여성의 오월정신을 현대까지도 이 어가고 있다. Tip Ver.3 The Gwangju 5·18 Road Guide map book 145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