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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5월31일 수요일 2 (제125호) 특별기고 저는 2012년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있을 때 대구소년원에서 몇달간원생들에게수학을가르친적이있습니다. 고검 차장검사는 그 관내에 있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 위원 장입니다. 보호관찰심사위원회는 관내 소년원, 보호관찰소, 소 년분류심사원, 소년교도소 등에서 교정처분을 받고 있는 소년 범들에 대한 가출소,가퇴원,보호관찰 종료여부 등을 심사하고 결정하는역할을합니다. 보호관찰 심사업무를 하면서 유심히 살펴본 결과 소년원에서 검정고시를 봐서 합격한 아이들이 성취감과 자신감, 그리고 자 아존중감이 월등히 높고 재범률이 현격히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대구소년원에 검정고시반을 적극지원하기 로 하고 저 자신도 한 과목을 맡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은 국어, 사회, 한문, 수학인데 어떤 과목이 가장급하느냐고물었더니검정고시를보겠다는아이들이모두 이구동성으로수학선생님이필요하다고해서제가수학교사를 자청했던 것입니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아이들은 대부분 하루 빨리 소년원에서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출소한 뒤에 갈 곳이 없다는 것과 부모와의 갈등이 재연될 것을 가장 크게 걱정 하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제가 서울로 발 령이 나는 바람에 나머지 진도는 수학학원을 하시는 어느 원장 님께 부탁드리고 대구를 떠났었는데 뒤에 듣기로 그 검정고시 반아이들이모두시험에합격했다는소식을들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소년범들이 대부분 결손가정 출신이라는것입니다. 형사정책학에서는 결손가정을 구조적 결손과 기능적 결손으 로나눕니다.구조적결손은부모의이혼등으로인해자녀를정 상적으로 양육하고 돌봐줄 사람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기능적 결손은 부모가 있기는 하나 부부간 갈등이나 부모의 역할에 대 한이해부족등으로그역할을제대로하지못하는상태를말합 니다. 소년원에 있는 상당수의 아이들은 부모가 있어도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고 이것이 범죄로 빠져 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자녀의 성장기에 단순히 부모가 있다는 사실 못지않게 부모가 역할을 제대로 하 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형사정책학 에서는 “나쁜 부모는 있어도 나쁜 아이는 없다”라는 말을 합니 다. 부모로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이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키는 데있다는말입니다. 진정한 교육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주입하 고 기능을 익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세상을 바르 게 살아가도록 할 수 있을까’에 주안점을 두고 이루어져야 합니 다. 자식에게 영어, 수학을 가르치고 학원에 보내고 경시대회에 내보내상을타게하는것등이진정한교육이아니라세상사람 들로부터 윤리적·도덕적으로 올바르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으 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입니다.그러나 불 행하게도 오늘날 한국사회의 교육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런 점 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 어쩌면 거의 모든 문 제들은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 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소년들의 일탈현상이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제가 일하는 검찰청의 사건을 통해 보더 라도 청소년 문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십대들이 모여 여자친 구로 하여금 성매매를 하게하고 그 댓가를 나눠 갖는 사건이 빈 번하게 일어납니다. 여학생이 아이를 임신하고도 부모에게 말 도못한채끙끙대다아이를낳고나서그영아를화장실에버리 는 일들이 근래에도 있었습니다. 청소년의 범죄율이 날로 높아 지고 학교에서 ‘왕따’ 현상이 보편화되고 ‘학교폭력’이 친구들 간의 폭력을 넘어 교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으로 번져가고 있습 니다. 문제는 학교가 이 문제들에 대해 속수무책이라는 것입니다. 저 는 고 등 학 교 에 몇 번 강 연 을 가 본 적 이 있는데, 강연을 가면 아이들의 30퍼센트 정도는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잡니다.외 부인사강연에도그럴진대통상적인학교수업에서는말할것도 없습니다. 실제로 교사인 제 친구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잠자는 아이들 을 깨우다가 괜히 시비가 벌어지고 부모가 찾아와 항의하는 일 이 빈번해지자 교사들이 자는 학생 깨우는 일을 아예 포기한다 고 합니다. 심지어 옆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방해하는 것보다는 자는 게 더 낫다며 계속 자라고 하는 교사도 있다고 합니다. 만 약 옛날 서당에서 자는 아이가 있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습 니까? 밤 10시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가면 엄청난 교통체증을 겪 게 됩니다. 학원가에 차를 대놓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 차량이 도로변에 줄지어 서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들이 학원 에서 배우는 건 어떤 것들이겠습니까? 한마디로 시험 잘 보는 요령입니다. 그곳에서 어느 강사가 인성을 가르치겠습니까? 어 떻게 해야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지, 시험문제의 함정은 어디 에 있는지, 답을 모를 때는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오직 이런 것 들을 가르칩니다.이런 학원의 교습방식은 유가에서 말하는 ‘爲 人之學’의극단적인모습입니다. 저는 얼마 전 인터넷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어느 인터넷 강사가 ‘조선시대의 붕당정치’에 대해 가르치면서 김효원, 이 이,성혼,김장생이런분들을모두“얘”라고칭하는것이었습니 다.“얘가 말야”“얘가 거기에 열 받아 가지구”이런 식이었습니 다.옛 성현들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조선의 붕당정치를 이권에 눈이 먼 ‘당파싸움’으로 깎아내렸던 일제의 식민사관이 그 강사 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붕당정치의 철학 적 배경과 그 속에서 살다간 사람의 인생에 대한 아무런 성찰도 없이 그저 외우기 쉽도록 천박하게 가르치는 건 교육이라 할 수 없고 지식의교습이라할수도없습니다.그런식으로는붕당정 치의 철학적 배경과 과정을 제대로 배울 수도 없거니와 설령 배 운다 하더라도 그런 천박하고 조악한 강의가 아이들의 인성과 미래에무슨도움이되겠습니까?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나라에 끼친 해악은 한 두 가지가 아니 지만, 저는 그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조선의 고유전통을 멸절 시킨 것이라고 봅니다.일제는 소위근대식교육이라면서 “조선 사람은 열등하다, 조선의 전통은 근대화의 장애물로서 없어져 야할 대상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일제에의해그렇 게 사라져간 것 중의 하나가 전통 서당교육입니다. 서당교육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른바 ‘현대식 교육’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이현대식교육이라는것은이제그수명을다해가고있 습니다. 지금 바로 공립이든 사립이든 인근의 중고등학교에 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아이들의 절반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합니 다.그아이들의절반은휴대전화를보고있거나자고있거나옆 친구와 잡담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공부를 따라가는 아이들 중 의 절반은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 반복되는 것이 지루해서 그시간에다른공부를하거나학원숙제를하고있을것입니다. 자고 있는 아이들 중의 상당수는 밤에 학원에 가서 공부해야 하 기때문에학원에서졸지않기위해학교에서잠을자고있을것 입니다. 지금 교사의 권위로 이것을 제지하고 훈육하는 것이 가능하 겠습니까? 교사들은 아이들 몸에 손도 대지 못합니다. 손을 대 면 아이들이 휴대폰으로 찍어서 신고한다고 덤빕니다. 부모가 찾아와서 “왜 우리 아이 때렸느냐, 공부 안하면 안하는대로 내 버려둬라”라고항의합니다. 교사들 가운데 권위를 인정받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교사들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습니다.권위는 그 자신이 도덕 적으로 우월하고 뛰어난 품성을 지니고 있을 때 형성되는 것인 데 일부 교사들의 일탈이 반복되면서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 중감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포자기하는 교사 들이 늘어납니다. 교사들이 의욕을 잃으니 동창회가 돈을 주고 학원강사를초빙해특강을개설해서학생들에게가르치는학교 도있습니다. 가정폭력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학교를 통해 부모의 폭력행위를 감시하려다 보니 교사들은 “집에서 부모가 때리면 신고하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고 합니다. 실제로 어느 부모 는 말 안 듣는 자녀에게 매를 대려고 했더니 아이가 “학교에서 가정폭력으로 신고하라고 했다”며 정색을 하면서 항의를 해서 깜짝놀랐다고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습니다.제가 배운 모든 것은 학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도 고등학교 때 배운 세계 사의장면장면들이선명하게떠오르고열정적으로강의하시던 선생님 얼굴에 맺혀 있던 땀방울도 기억합니다.봄비 내리던 어 느날고등학교1학년국어선생님께서교과서에실려있던이수 복 시인의 ‘봄비’라는 시를 가르치면서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지어진 고려시대 문인 정지상의 ‘송인(送人)’이라는 시를 읽어 주시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초등학교 때 ‘자유교양경시 대회’라는 글짓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전교생이 50여명 밖에 안 되는 시골의 작은 학교지만 학교 도서관에 있던 거의 모든 책을 읽게 하시던 담임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신록이 피는 날 아이들 을학교인근동산으로데리고가기타를치며새로나온동요를 가르쳐 주시던 선생님의 열정은 지금도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 다.그랬던학교교육이지금심각하게망가져가고있습니다. 이렇게 망가져가는 학교교육의 유력하고도 효과적인 보완재 로 저는 전통 서당교육을 제안합니다. ‘서당교육’이라고 하면 ‘전적으로’서당에서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으므 로 ‘서당식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겠습니다. 전통 방식의서당교육으로공교육의부족부분을보충한다는의미가 되겠습니다. 전통서당에서는 글자교육,문자교육보다는 철학과 윤리교육 을 우선시했습니다.예컨대,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천자문의 첫 문장은 天地玄黃,宇宙洪荒입니다. 천지는 현묘하고 지대하여 만물을 포용하며 우주는 넓고 끝 이 없어 우리의 인식능력을 초월하는 그 무언가를 담고 있다는 뜻입니다. 글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어렸을 때부터 거대한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명제로 공부를 시작하도 록한다는교육철학이반영되어있습니다. 천자문 다음에 배우는 동몽선습의 첫 구절도 “天地之間 萬物 之衆惟人崔貴”로 시작합니다.이문장은인간이라는 존재의 위 대함과 존귀함을 깨닫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사의 윤리적 덕목을 실천해 나가려는 의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윤리 학적 관점에서 아동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 반영되어 있는것입니다. 현대식 교육의 일환으로 우리가 초등학교1학년 때배운국어 교과서의 첫 문장은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바둑이도 같이 놀자”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어떤 철학적, 윤리적 관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저 재미 위주로 아이들에게 글자를 익 히게 하려는 모습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최근에 나온 초등학교 1학년국어교과서를보니“바른자세로읽고쓰기,재미있게ㄱ ㄴㄷ , 다 함께 아야어여, 글자를 만들어요, 다정하게 인사해요” 라는 순으로 되어 있었습니다.‘바른 자세’와‘다정한인사’가 포 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교과서보다는 진일보했다고 볼 수있지만전통서당교육이아동교육의출발선상에서보여주었 던수준높은교육철학에는여전히미치지못합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제가 배운 교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물리, 지구과학, 화학, 생물, 국토지리, 인문지리, 독일어, 기술, 상업, 농업,윤리,국사,세계사, 한문,미술,음악,체육 등의 과목이었 습니다.이과목들은장차세상살이를하는데필요한언어능력, 수리능력,과학적 사고,인문적 소양과 약간의 기능을 그런대로 갖추는 데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윤리와 사회윤리 에 관한 과목은 수업시수가 매우 적었고 대입 시험에서도 비중 이 상당히 낮았습니다.그런데 최근 고등학교 교과목을 보면 그 나마 당연히 배워야 할 국사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고 윤 리 과목의 비중은 더욱 낮아졌습니다.오직 주안점을 두는 것은 이른바 ‘국, 영, 수’입니다. 윤리와 도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이사회어느곳에도없습니다.학원에가면수능시험과내 신성적을올리는데필요한범위에서“철학사에서누가어떤주 장을했다”는식으로사실을암기시키는데주력하는것이윤리 과목의현실입니다. 아무도 윤리와 도덕을 가르치지 않는 이런 현실 속에서 유력 한 대안은 바로 서당교육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서 당 교 육 을 가 장 잘 할 수 있 는 기 반 을 갖 추 고 있 는 곳 이 현 단계에서는바로향교라고생각합니다. 전국에 230여개의 향교가 있고 서울에는 유학 교육의 최고정 점으로서의 성균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성균관과 향교 의위상은어떻습니까? 전국 향교 중에서 인성교육에 주안점을 둔 예절학교나 방학 기간 예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들이 제법 있습니다. 학생들 과 학부모들에게 제법 인기도 있습니다.그러나 그 정도로는 정 말부족합니다.제가드리고싶은말씀은프로그램을일상화,상 시화,정규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학 원에 가듯이 향교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의 ‘일과 (日課)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천자 문-사자소학-추구-계몽편-동몽선습-격몽요결-소학>의 단계 별 교과과정을 개설하고 각 과정별로 전문강사를 확보해야 합 니다. 아이들이 하굣길에 향교에 들러서 그날의 일과를 소화하 고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과정으로 븮사서 오경븯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설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찾고 젊은 사람이 찾고 부모가 찾는 향교가 되어야 합 니다. 요즘 세상에 그런 과목을 개설하면 누가 오겠느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괜찮은 대우 를 해줘서 좋은 강사를 확보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면 부모들이 반드시 아이들을 보내올 것입니다. 그곳에서 교육 받은 아이들이 집에 가서 자기가 배운대로 부모에게 아침저녁 으로 문안 인사를 드리고 집안 어른들께 예를 실천하고 소학을 줄줄읽는다면그것이대견스러워라도부모들이아이들을향교 에 보낼 것입니다.단언컨대,학원가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아이 들을보내올것입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전북 남원에는 ‘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 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사단법인 갱정유도’가 주도해서 전 통 서당문화를 진흥시키자는 취지에서 만든 단체입니다. 여기 에가입한서당이전국에63개가있습니다. 이들 서당은 그야말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칩니 다. 학교공부를 마치고 온 아이들에게 밤늦게까지 천자문부터 사서(四書)까지 단계적으로 가르칩니다. 그 중에는 현재의 공 교육 시스템에서는 인간이 되는 데 필요한 것을 배우기 어렵다 고 보고 아예 자녀들을 서당에만 보내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서당 스테이’를 통해 서당 일일체험과 숙식체험을 제공하고 ‘찾아가는 예절서당’ ‘사이버 예절서당’도 운영합니다. 예비훈 장들을 모집해 서당에서 숙식하면서 사서삼경 등 전통적인 교 육과정을이수하도록하는프로그램도있습니다. 어렵지만 공교육에서 부족한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을 통해 청 소년의 건전한 인성을 진작하고 국민의 도덕과 윤리의식을 회 복시키겠다는일념으로전인교육을지향합니다. 사실 이런 일은향교가 해야 할 일입니다.튼튼한 건물과나름 의 전답과 어느 정도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향교라면 이들 가 난한서당들보다는교육을 더 잘 할 수 있 을 것 입니다.그런데도 그 역할을 향교가 하지 못하고 열악한 처지의 서당들이 맡고 있 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저는 그것을 의지와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라고봅니다.그가장큰이유는전국향교의정점에있는 성균관이자기역할을제대로하지못하기때문입니다. 성균관이 전국적인 유림조직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전문강사 를 확보해 좋은 대우를 해주고 그들을 각 향교에 선생님으로 보 내고 교육과정을 개발해서 보급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 금은그것이전혀안되고있습니다. 거칠게 말하면 지금의 성균관은 박물관이 되어가고 있습니 다.생동감 있게살아움직여야할성균관이봄가을제향을지내 는 것으로, 몇 권의 책을 발간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해서는절대로안됩니다. 전국의 향교들 역시 봄가을 제향을 지내고 몇몇 예절 프로그 램 을 운 영 하 고 가 끔 책 몇 권 발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입 니다.젊고 유능한 학자들을 구해 강사로 초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대학원에서 유교철학이나 동양철학 또는 한문 학을 전공한 젊고 역량 있는 연구자들이 전국에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향교의전문강사로초빙해서매일매일의프로그램을진 행한다면향교발전의새로운전기가될것입니다. 성균관과 향교는 말 그대로 전통식 유학교육의 중심기관이 되어야합니다.봄가을제향이야당연히해야할일이지만,지금 처럼 아무런 교육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몇 십 년 안에, 이르 면다음세대에는한국의유학전통이끊어지고말것입니다. 물론 대학교 입학시험에 유교경전이 포함된다면 유학진흥에 엄청난 도움이 될것입니다.그러나지금처럼 ‘유학’또는 ‘유교’ 가 하나의 종교처럼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것을 기대하 기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은 종교 다원국가로서 국가가 특정 종교를 지원한다 는혐의를 받을수는없기때문입니다.사실유학은종교가아니 라 하나의 학문 또는 사상체계라고 보아야 합니다. 기독교에서 는 하느님과 예수님께 기도를 통해 자신의 소원을 빌고,불교에 서도 부처님께 의지해 세상의 고통을 해결하거나 자신의 깨달 음에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느 유자(儒者)도 공자 나 맹자에게 기대어 자신의 소원을 이뤄달라고 비는 경우는 없 습니다. 말하자면, 유가(儒家)는 공자나 맹자와 같은 성현들을 초월적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스승으로 바라보 고 존경할 뿐입니다.그들이 걸어갔던 길을 본받아 나도 성인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그 표본으로 성현들을 존숭하는 것뿐입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학은 일종의 종교처 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문화관광부 종무실에서 유 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저는 이 인식과 관행을 떨쳐내야 유학의미래가다시열린다고생각합니다. 유학(유교)은 철학이나 사상이지 종교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 립되어야 유학의 활로가 개척됩니다. 예컨대 기독교 신자들 중 에는 절에 가서 부처님께 절하는 것을 꺼리듯이 향교에 가서 대 성전에서 공자께 절하는 것을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유가들 은 대성전에서 드리는 제향을 공자와 성현들에 대한 존경의 표 시 또는 그 분들을 기리는 마음의 표현으로 이해하지만, 다른 종교인들은 이를 신적인 대상에 대한 숭배로 여기는 경우가 많 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저는 성균관을 중심으로 유학자들이“유 학은 종교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실제로 종교학에서는 종교를 ‘초월적 존재에 대한 신앙체 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유학(유교)의 사상체계에서는 초 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없습니다.그러므로 유학을 종교로 보 는것은타당한시각이라고할수없습니다.그런인식이불식되 어야유학에대한정부의지원을이끌어내기가쉬워집니다. 정부는 농민들의 농요(農謠)나 어민들이 고기잡이 할 때 부 르는 노래,심지어는 사투리까지 모두 채록하고 그 중 보전가치 가 높은 것은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있습니다.반면에 지난 이 천년 동안 이어져온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는 정부 차원에서 채 록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그 결과 성독(聲讀) 문화가 끊어져 서지금은일부서당에서나글읽는소리를들을수있게되었습 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이 글 읽 는 소 리 와 전 통 서당문화를묶어서무형문화재로 보전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과거제도가유지되었다면그것과묶어서보다완벽한문화유산 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과거제도의 전통이 끊어진 지금 에 있어서는 전통 서당문화만이라도 유산으로 계승할 수 있도 록무형문화재지정이필요하다고봅니다. 한 고 을 이 잘 되 기 위 해 서 는 그 고 을 에 세 가 지 소 리 가 끊 이 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 울음소리, 아낙네들의 다듬 이질 소리, 그리고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그것입니다. 아이 들 울음소리는 출산이 왕성해서 인구가 번성한다는 뜻이고,다 듬이질 소리는 물산이 풍부해서 사람들이 예의에 맞춰 옷을 입 을 겨를이 있다는 뜻이며, 글 읽는 소리는 학문이 흥성하다는 뜻입니다. 교화(敎化)가 무너져 고을에 글 읽는 소리가 끊어지고 이권 에 눈이 멀어 서로 싸움질하는 소리만 들리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기 전에,전국의 유림들이 향교를 기반으로 각오를 새롭게 다 지고 유교전통을 되살려 나가는데 앞장설 것을 기대합니다. 그 리하여 예의가 흥성하고 윤리가 바로 서며 온후한 풍속이 가득 한나라가만들어지길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의유교전통,어떻게계승할것 인가 계좌안내:농협453013-55-000691예금주한빛신문 성원에감사드립니다 한빛신문은새로운10년을위해최선을다해보답하겠습니다. 한빛신문의10년은 전국 성손들의 화합과 친목을도모하고 성씨 신문을 선도하는중요한 시 기였습 니다.그리고이제새로운10년은신라시조왕의후예라는자긍심을일깨우는역할과후손들 에게훌 륭한보학의자습서가될수있도록초심을잃지않고최선을다할것을다짐합니다 ▶후원하여주신분 뱚뱚박춘식규정공후숙민공파前회장(서울시본부 부회장)100,000원 뱚뱚박금주금산군종친회장100,000원 뱚뱚박방무(경산시지부 명예기자)100,000원 오세인(광주고검장) ▶1965.10.20.생 ▶강원양양출생 ▶강릉고졸업 ▶서울대법학과 ▶제28회사법시험(1986.)사연18기 ▶해군법무관(1989년도임관) ▶수원지검검사(1992.) ▶대검찰청공안2과장(2004.) ▶서울남부지검형사6부장검사(2005.) ▶대검찰청범죄정보1담당관 (2006.) ▶서울중앙지검공안1부장검사(2007.) ▶대검찰청대변인(2008.) ▶대검찰청공안기획관 (2009.) ▶서울중앙지검제2차장검사(2009.8.) ▶서울고검공판부장(2011.8.) ▶대구고검차장검사(2012.7.) ▶대검찰청기획조정부장(2012.12.) ▶대검찰청공안부장(2013.12.) ▶서울남부지방검찰청검사장(2015.2.) ▶광주고등검찰청검사장(2015.12.24.) 뱚오세인검사장은븣 CMYK